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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현장]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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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9-11 17:22   수정 2014-10-08 01:49

[WOW 현장]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 본 기사는 스포일러를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2005년 초연됐다. 작품은 장유정 연출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졸업 작품인 ‘드레싱 해드릴까요?’를 거쳐 본 공연 무대에 올랐다. 2006년에는 제12회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음악상, 작사/극본상 등에 노미네이트됐다.

이야기는 가톨릭 재단의 무료 병원에 입원해 있는 반신불수 환자 ‘최병호’의 실종으로 시작된다. 새로운 병원장 ‘베드로’는 연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최병호’를 출연시켜 기부금을 받으려던 계획이 물거품 될까 전전긍긍한다. 병원장은 사라진 ‘최병호’를 찾기 위해 같은 병실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을 만나 그의 행적을 추적한다.



우리는 모두 ‘공범자’…숨겨진 이야기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사라진 ‘최병호’를 찾기 위한 병원장 ‘베드로’의 고군분투기를 다룬다. 작품은 그 과정에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와 의사의 사연을 풀어낸다. 각자의 사연은 다른 인물과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는 없지만, 저마다 숨겨둔 사연은 관객의 감동 코드를 충분히 자극한다.

말 못할 사연은 인물들이 ‘최병호’의 탈출을 돕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극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모두가 ‘공범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힘들다. 관객들은 단지 ‘왜 이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구구절절하게 설명하는 걸까’라는 의문을 가질 뿐이다.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이들의 사연이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 구구절절하게 소개된 사연은 ‘최병호’의 탈출 사건의 전말과 이들이 그를 도운 이유, 실종에 침묵으로 일관한 이유를 깨닫게 한다. 그들의 수상쩍은 행동도 모두 이해되는 순간이다.

인물들의 과거는 지금의 상황과 거리가 있다. 그 거리감은 ‘웃기지만 슬픈’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길례’ 할머니는 박복한 여자의 삶을 살아왔고 지금은 병실에 똥을 싸고 기억이 깜빡깜빡 하는 치매 환자다. ‘정숙자’ 아줌마는 사랑이 전부였지만 그 사랑에 배신당한 후 쓰라린 상처를 안고 산다. 그 결과 그녀는 알코올 중독자라는 병명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 환자를 치료하는 ‘닥터 리’의 삶도 그리 녹록지 않다. 의사라는 자부심은 어느새 사라져 버린지 오래고 그의 젊은 날은 한 줌의 추억이 돼 회의감을 자아낸다.

지금은 웃고 있지만 웃을 수 없는 과거를 안고 사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한다. 웃음으로 일관했던 이야기는 과거 에피소드를 풀어내는 순간 진지함으로 무장한다. 관객은 낯섦과 어색함도 잠시, 곧 이야기에 빠져든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빠르게 회전하며 이야기와 이야기를 오간다. 웃고 울고, 반복되는 과정은 지루할 틈 없이 관객을 사로잡는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 2014년 가을 공연은 예그린씨어터에서 펼쳐진다. 새로운 공연장으로 옮겨온 작품은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모습이다. 작은 무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세트의 전환만으로도 모든 것이 표현 가능했다. 무대는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병원의 형태를 취한다. 무대 위 풍경은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병원 안과 밖, 그리고 인물들의 과거 공간으로 자유롭게 탈바꿈한다.



웃고 울고 반응하다…여기는 커플천국

연휴를 앞둔 금요일, 객석은 그 어느 때보다 관객들로 가득 찼다. 객석 대부분은 20대, 30대 커플이 채웠다. 작품에는 오글거리는 대사와 장면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20대 여성은 오글거리는 대사가 나올 때마다 온몸으로 반응했다. 손발이 없어질 것 같은 오글거림은 작품의 매력이자 관객반응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일등공신이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공연 중간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시간이 두 차례 진행됐다. 관객 참여는 사전에 받은 사연 소개와 장미꽃 전달식으로 꾸려졌다. 20대, 30대 여성은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극에 참여했다. 이들은 사연 소개 시간에는 부끄러운 듯 자신의 이름이 호명돼도 쉽게 손을 들지 못했다. 반대로 장미꽃 전달 시간에는 부끄러움을 불사하고 ‘하트’를 날리며 장미꽃 쟁취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극 후반에는 눈물을 훔치는 관객도 여러 목격됐다. 작품의 마지막은 ‘최병호’ 부녀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차근차근 쌓아온 이야기는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눈물샘을 제대로 자극했다. 사연 많은 이들의 이야기는 전초전에 불과했다. ‘최병호’ 부녀의 에피소드는 관객의 눈시울을 적시며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커플에게 인기가 많은 공연이었다. 이를 증명하듯 남성 관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남성 관객은 감동 코드보다는 웃음 코드에 더 많이 반응했다. 극 초반 펼쳐지는 ‘이길례’ 할머니와 ‘정숙자’ 아줌마의 대화와 생리현상에 박장대소했다. 그러다 보니 극 중반에는 다소 지루함을 느끼고 고개를 떨구는 남성 관객이 다수 목격됐다.

작품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감동’에 가깝지만 전달 방식은 코믹스럽다. 관객은 쉴 새 없이 웃다가 눈물범벅 감동에 젖어든다. 때로는 지루한 순간과 마주하며 한 템포 쉬어가기도 한다. 그 시간도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작품은 긴 여운을 남기며 마침표를 찍는다.

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베드로’ 역의 박세웅은 점잖은 신부님의 모습과 기부금을 받기 위해 애를 쓰는 욕망의 신부님을 오가며 웃음을 선사한다. ‘이길례’ 할머니 역의 김국희는 순도 100% 할머니 모습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그는 병실에 똥을 싸고, 욕을 시원하게 한 바가지 날리며 관객의 원초적 본능을 자극한다. ‘닥터리’ 역의 이현은 오글거리는 대사를 조근조근 소화하며 관객의 손발을 없애는데 일조한다. 때로는 ‘김정인’과 로맨스를 꽃피울 기미를 보이며 풋풋함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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