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 드림' 고수 "박유천, 가장 멋지고 임팩트 강한 역할" [인터뷰①]

입력 2017-02-23 09:12  


질문을 건네면 한참 뒤에야 대답하는 배우, 서두름이 없는 배우, 충분히 생각하고 정리된 언어를 구사하는 배우, 기자가 느낀 고수의 인상이다. 특유의 중저음으로 조용히 말을 건네는 그에게 자연스럽게 귀가 기운다. 화려하거나 큰 리액션 없이도 좌중을 사로잡고 집중하게 하는 그의 내공이 놀랍다.
고수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가 참 모범생 같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반듯한 이미지만큼이나 그가 걸어온 길도 담백하고 차분하다. 그의 연기는 억지스럽지 않고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지도 않는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과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을 이룬다.
그런 그가 이번에 꺼내 든 작품은 `루시드 드림`이다. `기억추적 SF 스릴러`라는 생경한 장르를 표방하는 `루시드 드림`은 판타지와 부성애를 잘 버무린 한국식 SF 영화다. 자각몽과 공유몽 등 국내 영화에서는 시도하지 않은 소재를 활용해 개봉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루시드 드림`으로 첫 장편 상업영화 연출을 맡은 김준성 감독과 협업, 그리고 한국 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자각몽이라는 소재. 여러모로 고수에게는 새로운 시도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루시드 드림`은 판타지와 부성애가 결합한 이야기다.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정말 재미있었어요. 꿈속 장면들이 어떻게 영화로 그려지게 될지 굉장히 궁금하더라고요. 그러면서도 `루시드 드림`에서 제가 연기한 대호의 심경들이 시나리오에 잘 녹아들어 있다 보니 재밌는 영화가 만들어질 것 같았죠.
우리나라에선 흔하지 않은 소재다.
단순히 꿈이나 자각몽에 대한 생각이 아니고, 우리 영화는 희망, 꿈을 이야기해요. 참신한 소재에 끌려서 극장에 오시면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대호를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뭔가.

다른 중요한 부분들도 있지만, 저로서는 대호의 절실함과 진정성 등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던 것 같아요.
영화를 보고나니 `루시드 드림`에 관심이 가더라.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루시드 드림`을 실제로 시도해본 적 있나.

`루시드 드림`이라는 현상에 대해선 김준성 감독이 강의를 해줬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루시드 드림`이라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현상에 대해 정확히 알고 계신 분들이 은근히 많더라고요. 저도 `루시드 드림`을 홍보하면서 많은 자료를 접했는데, 실제로 꿈속에 들어가는 방법이 있더라고요. 시도해보지는 않았지만, 알려진 방법대로 한다면 꿈속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했어요.

대호는 부성애가 강한 인물이다.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더 공감됐을 것 같은데.

대호는 아이를 납치당한 아버지죠. 사실 아이가 납치된다는 건 생각하고 싶지도 않고, 굉장히 조심스러운 이야기에요. 실제 아이를 키우는 처지에서 보다 보니 예전보다는 조금 더 공감하고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어요. `루시드 드림` 속 감정이나 부성애 등은 시나리오에서 주는 몰입도가 있었기 때문에 감정이 잘 연기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싶어요.
꿈을 다뤘다는 점에서 `인셉션`이랑 비교가 된다.
저도 그 영화를 봤는데 `인셉션`은 어려웠어요. 우리 영화는 소재, 자각몽, 루시드 드림이라는 소재로 재밌게 쉽게 표현이 된 영화가 아닌가 싶어요.

촬영 도중 부상을 당했는데, 참고 촬영을 진행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이번 영화 촬영하면서 고된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와이어 액션을 촬영하다가 목에 부상을 입었어요. 움직일 수는 있어서 일단 촬영을 마무리하고 병원으로 갔죠. 예전에 촬영하다가 부상을 당해 1주일 동안 촬영이 중단됐던 경험이 있거든요. 그때 배우는 현장에서 다치면 민폐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몸을 아끼고 관리하는 것도 배우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설경구한테 많이 맞았는데.

다치진 않았는데 때리고 싶었어요. 맞서서 대항하고 싶었는데 대호는 힘이 없는 아빠라서... 결국에는 아이를 찾겠다는 집념이나 믿음은 설경구 씨보다 더 세지 않았나 생각해요.
박유천과의 호흡은 어땠나.
사실 현장에서 많이 만난 건 아니에요. 개인적으로 `루시드 드림`에서 가장 멋지고 임팩트가 강한 역할은 디스맨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보니 디스맨 역할을 누가 맡을까 궁금했었는데, 박유천 씨가 매력 있게 잘 소화해준 것 같아요.
젊은 감독, 김준성 감독의 첫 상업영화다.

판단력도 빠르고, 현장을 오래 경험한 것처럼 느껴지는 신인 감독이었어요. 스태프들, 배우들에게 큰 디렉션을 주는 것보다는 듣고, 믿고, 맡기는 모습을 봤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대담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사실 신인 감독이 현장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김준성 감독의 차분한 모습을 보면서 강심장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죠. 아이디어가 신선하고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감독이라고 봐요.
사진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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