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지병수, 77세 '할담비'가 되기까지…파란만장 인생사

입력 2019-05-15 09:58  


올해 나이 77세, 평범한 동네 할아버지였던 지병수 씨는 하루아침에 스타가 됐다. 두 달 전,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나갔던 KBS `전국노래자랑`. 그곳에서 선보인 `미쳤어` 무대가 유튜브에서 조회 수 200만회를 기록한 것이다.
조용했던 핸드폰은 방송국의 섭외 전화로 시끄러워졌고, 길거리에서는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진 한 번만 같이 찍어달라는 요청은 기본. 얼마 전에는 광고도 몇 편 찍었다. 인기는 날로 치솟고, 스케줄은 갈수록 빡빡해진다. 밥 먹고 잠자는 시간도 쪼개서 쓰고 있는 요즘, 77세 지병수 할아버지는 `할담비`로 재탄생하며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바야흐로 시니어의 전성시대. 그 대세에 합류한 `늦깎이 신인` 지병수 씨는, 사실 독신에 기초 생활 수급자다. 어린 시절, 김제의 유복한 집안에서 11남매 중 막내로 자란 지씨. 남부럽지 않은 유년기를 보냈지만, 20대에 부모님을 여의게 되면서 시련은 찾아왔다. 이후 마음을 다잡고 한동안 회사 생활을 했지만, 자유로운 성향의 지씨에게 틀에 박힌 생활은 전혀 맞지 않았다. 결국 회사를 그만둔 뒤 옷과 음식 장사를 전전하다가 한국 무용을 시작하게 됐다.
춤은, 지병수 씨에게 날개가 되어줬다. 18년간 한국 무용을 하며 지씨는 누구보다 높이 날아다녔다. 재능을 인정받아 일본에서도 7~8년간 공연을 다녔다. 돈도 꽤 많이 벌고 콧대도 높던 시절, 결혼에 대한 생각조차 없었고, 자연스레 독신으로 생활하게 됐다. 그러나 안정적인 시기는 영원하지 않았다. 친척의 보증을 잘못 서게 되면서 순식간에 빈털터리 신세가 된 것. 지병수 씨는 낙담했지만, `원래부터 내 돈이 아니었나보다`고 여기며 툴툴 털고 일어났다. 거기에는 본인 옆에 끝까지 남아주었던 두 명의 양아들 덕이 컸다. 알고 지낸지 20여년 된 두 아들은, 지씨가 의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소중한 이들이다.
파란만장했던 젊은 날은 지나가고, 이제 바라는 것은 오직 건강뿐. 노인복지관에 가서 노래도 배우고 자원봉사도 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즐기고 있었는데, 노래자랑 한 번 나갔다가 갑작스럽게 인생이 바뀌었다. 유명해지니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어 즐겁지만, 한편으로는 불편한 점도 많아졌다. 거절하기 힘든 이런저런 부탁들이 이어지는가하면, 밥 좀 사라고 재촉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평소 자주 만나던 지인들과도 약속을 잡기가 어렵고, 조금이라도 인상을 쓰면 `뜨더니 달라졌다`는 소리를 듣기 일쑤다. 심지어 무리한 스케줄에 생전 안 맞던 링거까지 맞게 되자, 잠잠하던 두 양아들도 이제 그만 하라고 성화다.
인생이란, 평생을 공부해도 답을 알 수 없는 학문 같은 것. 아무리 오래 살아도 세상사에 통달할 수 없다는 것을, 지병수 씨는 요즘 들어 새삼 깨닫고 있다. 당장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기에 재밌는 것이 인생임을 왜 예전에는 몰랐을까? 더는 지난날에 미련 두지 않기로 했다는 지병수 씨, 진정한 전성기는 지금부터다.
77세에 벼락 스타가 된 `할담비` 지병수 씨의 화려한 황혼기는 13일부터 17일 오전 7시 50분 KBS 1TV `인간극장에서 볼 수 있다.
`인간극장` 지병수 (사진=KBS)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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