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도 마스크 줄도 아니다…1천만원 신속대출 '300m 긴 줄'

입력 2020-03-25 16:32   수정 2020-03-26 09:32

전국 62개 소상공인센터, 25일부터 신속대출 접수
새벽부터 긴 줄, 번호표도 금방 동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 접수가 시작된 25일, 전국 소상공인센터 창구는 이른 아침부터 긴급 대출을 받으려는 소상공인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날부터 시범 운영되는 소상공인 직접대출은 중기부 산하 전국 62개 소상공인진흥공단(소진공) 지역센터에서 1인당 최대 1천만원을 신속 대출해주는 제도다.
그동안 신용등급이 낮거나 다른 대출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각종 금융정책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던 소상공인들은 `코로나 보릿고개`를 넘길 종잣돈을 구하려 새벽부터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대구에서는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만큼 소상공인들의 고충도 크다.

소진공 대구북부센터에는 이날 오전 8시께 이미 1천여명이 몰려 센터 건물 밖까지 사람들이 300m가량 길게 늘어섰다.
대구 남부센터에서도 1천여명이 몰리며 주변 도로는 교통혼잡을 빚었다. 예상했던 인원보다 많은 사람이 몰려서 상당수는 대기 번호표조차 받지 못하고 헛걸음을 해야 했다.
그나마 이른 새벽부터 기다려 번호표를 받은 사람도 순서를 기다리느라 몇시간씩 기다리는 수고를 감수해야 했다.
대구에서는 코로나19 피해로 생계를 위협받는 자영업자들이 평소에도 자금 지원을 상담받고자 300여명씩 몰려들던 터라 직접대출 신청을 받기 시작하자 현장은 기존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혼란이 가중됐다.
소진공 경기 화성센터는 이날 오후 1시 50분께 대출 신청 번호표 배부를 215번에서 마감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상담을 진행 중인 창구 번호판은 90번대에 머물면서 상인 40∼50명이 한꺼번에 몰려 혼잡이 빚어졌다.
마지막 번호표 배부가 마감되자 일부 상인들은 "내가 먼저 왔다"며 고성을 주고받았다.
소진공 경기 안양센터도 이날 오전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센터 안내 직원은 "어제에 이어 오늘 9시에 대출신청 접수를 했는데, 이미 오전 6시부터 대출 신청을 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며 "내가 출근한 8시께 이미 80명이 줄을 서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까지 220명이 대출을 신청한 한 이 센터에서는 전날에도 300여명이 대출신청을 하고 돌아갔다.
소진공 대전 북부센터에서는 직원들이 대리대출을 받으러 온 소상공인에게 "번호표가 마감됐다"는 설명을, 직접 대출을 받으러 온 이들에게는 구비서류 안내를 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소진공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게 담보기관을 통한 대리대출을 해오고 있었는데, 이날은 직접대출을 원하는 소상공인까지 한꺼번에 몰려 더욱 혼잡했다.
직접대출 첫날이다 보니 구비서류나 자격조건 등을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센터를 찾은 소상공인들도 있었다. 센터 측은 사무실 옆 교육장에 따로 직접대출 절차 등을 안내하는 공간을 마련해두고 소상공인들에게 설명했다.
대리대출 상담 번호표 310개는 오전에 모두 동났다.

센터는 직원 7명과 본부에서 파견된 인력 2명 등 9명이 하루 최대 처리할 수 있는 상담이 최대 310건이라고 보고 매일 번호표를 배부하고 있다.
센터 한 직원은 "직원 모두가 점심을 20분 만에 먹고 들어오고 화장실도 못 가며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번호표가 마감된 줄 모르고 센터를 찾아온 소상공인들은 "내일 다시 오라"는 직원의 설명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소진공 부산 중부센터에서는 오전 7시부터 줄을 섰던 상인이 4시간이 지나서야 상담을 마치고 나오기도 했다.
소상공인들의 방문과 상담이 밀려들면서, 사실상 전국 소상공인센터 전화 상담은 불가능한 상태다.
대출에 필요한 서류나 절차를 확인하려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홈페이지에 접속하려 해도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때가 많았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다음 달 1일 정식 시행에 앞서 일주일간 시범 운영을 하며 시스템을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동안 은행을 통한 간접대출만 해오던 소상공인센터가 지금껏 해보지 않은 직접 대출을 해보는 것"이라면서 "제도가 정착하는데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며 이해를 구했다.
(사진=연합뉴스) 첫번째 및 두번째 사진 : 25일 오전 대구시 북구 칠성동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 북부센터, 1천여명의 소상공인이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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