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열 "포스트 코로나, 지역으로 흩어져야 한다"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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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23 20:12   수정 2020-05-24 10:07

김사열 "포스트 코로나, 지역으로 흩어져야 한다"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김사열 위원장, 분산의 필요성 강조
"대도시 밀집 생활 감염병 취약 노출…지역 분산 필요성 상징"
"대규모SOC→생활SOC로의 전환 필요"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은 한국경제TV 전효성 기자가 취재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터뷰로 구성된 코너입니다. 짧은 분량의 방송기사에서 미처 담지 못한 숨겨진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편집자 주>

《코로나19는 삶의 지형을 뒤바꾸고 있다. 비대면 생활이 일상화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에 오른 김사열 위원장은 "코로나 사태는 국토균형발전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세계적 대도시들이 감염병에 취약점을 노출했다"며 "현 시대에 필요한 것은 분산과 흩어짐"이라고 진단했다.》
김사열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좌측). 영상취재=김재원.
Q. 위원장에 임명된 후 두 달여가 지났다. 소감을 전한다면.

"코로나로 대외활동을 못 했다. 안에서 공부를 많이 했다. 균형발전이 다양한 얼굴을 가진 일이란 것을 알게 됐다. 교육·복지·문화·국토, 여러 요소가 담겨 있다. 지금까진 지역 대학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일해왔다. 동시에 지역 시민사회에서 활동을 하면서 지역 균형발전에 대해 고민해왔다. 대통령께서 위촉장을 수여할 때 `일 욕심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사람을 위한 국가균형발전`을 디자인하는 역할을 해나갈 계획이다."

*김사열 위원장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2007년부터 경북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를 맡고 있다.

Q. 균형위 16주년 기념식 주제가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미래, 코로나19 이후 균형발전`이었다.

"그동안 연구한 학문이 `미생물과 식물의 상호작용`이다. 생태학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는 지구 온난화로 생태계가 파괴됐기 때문에 발생했다. 인간 위주로 생태계를 이해하고 발전시켰기 때문에 발생했다. 지역 간 이동이 빨라지며 동시에 바이러스도 빠르게 번졌다.

되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구, 서울, 뉴욕 같은 대도시에서 코로나 피해가 극심했다. 자연과 가까운 환경은 밀집도가 떨어져서 피해가 적었다. 이번 사태로부터, 생태적 과학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이 시대는 분산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흩어져야 한다. 인구 밀집을 해소하고 수도권 집중화를 해소하려고 하는 것은 분산의 의미를 담고 있다. 코로나 사태는 `밀집의 한계`와 `분산의 필요성`을 상징한다."

Q. 분산이라면 기업 이전도 포함되나.

"물론이다. 3S를 제시하고 싶다. 코로나 사태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분산의 필요성이라고 말했다. Scatter, 첫 번째 S다. 해외에 나갔던 기업이 돌아오는 리쇼어링이 벌어지고 있다. 밀집된 생활환경 때문에 코로나 피해가 커졌다. 그걸 피해서 돌아오는데 밀집된 수도권으로 돌아온다? 그건 아니다. 과학적인 태도는 지역으로 가는 것이다.

두 번째 S는 Sweet다. 해외에 나가 있던 것보다 좋은 조건을 지역이 제시해야 한다. 기업에 달콤한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재정, 세제, 규제 완화같은 지원을 해야 한다.

마지막 S는 Smart다. 코로나로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있다. 밀집해서 일할 수 없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노동집약적 산업이 아닌 스마트 산업을 지역에 유치해야 한다. 해외에 나갔던 것보다 수준 높은 산업을 지역에 만들어야 한다. 지자체·정부·균형위가 한 몸이 돼서 혁신기업을 지역에 유치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는 지역 발전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Q. 균형발전의 아이콘은 혁신도시다. 여전히 미완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성과가 아주 없진 않다. 공기업 이전으로 인구가 늘어나고 지방 세수가 증가했다. 다만 기업 유치, 지역과의 상생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도시가 형성되려면 세월이 흘러야 한다. 시간이 지나야 지역에 녹아들고 성과를 볼 수 있다. 균형위가 할 일은 지역에 녹아드는 시간을 줄이는 거다.

앞으로의 혁신도시는 문화적 이동이 중요하다. 공공기관은 옮겨왔지만, 수도권의 생활환경과 문화를 옮기진 못 했다. 가족, 여가, 보육 등 수도권에서의 누리던 것을 미처 옮기지 못한 거다. 공공기관 직원·가족·이주 주민을 위한 생활·문화SOC를 해줘야 한다. 생활의 편리함 때문에 서울을 찾지 않도록, 지역에서도 이주 주민의 눈높이를 맞추는. 그런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혁신도시 시즌2는 그런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다."

Q. 현 정부 들어 생활SOC라는 개념이 도입됐다.

"그동안은 도로, 항만, 터널 등 대규모 시설이 필요했다. 우리 경제가 크게 성장했고 대규모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게 요구되지 않는다. 반면 보육·복지·문화·체육시설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인프라는 부족하다(OECD 국민소득 22위, 삶의 질 29위). 그렇게 도입된 게 생활SOC다.

수도권-비수도권의 문화 수준 차이가 10:7이라는 연구가 있다. 격차를 줄여야 한다. 그래야 균형발전이 가능하다. 문화 생활, 교육 환경이 수도권과 지방에서 다르지 않아야 한다. 지역주민도 수도권과 격차 없이 생활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 누구나 어디에서나 품격 있는 삶을 사는 대한민국`이 생활SOC의 핵심 목표다."

*생활SOC란? 일상생활에 필요한 인프라. 도서관, 문화·체육시설, 복합문화센터가 대표적 생활SOC다. 도로·항만 등 대규모SOC와 비교되는 개념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4월 `생활SOC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Q. 균형위가 힘을 쏟는 것이 `생활SOC 복합화`다.

"비효율적 요소를 없애는 거다. 각 시설을 담당하는 주무 부처가 다르다. 도서관은 문체부, 어린이집은 복지부, 주차장은 국토부. 따로따로 만들어야 했다. 건물만 여러 개 생긴다. 비용도 많이 들고 관리도 어렵다. 균형위가 부처 간의 이해를 조정해 한 번에 추진하는게 복합화다. 모아서 지을 수 있는 건 모아서 짓는 거다. 복합공간에 도서관, 체육센터, 보육센터, 주차장 등을 한곳에 모으는 거다."
생활SOC 복합화 개념도. 사진=국가균형발전위원회.

Q. 균형발전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자칫 `선심성`으로 보일 수 있다.

"많은 지역사업이 여러 개로 쪼개서 추진된다. 지자체가 여러 부처가 추진하는 개별 사업에 공모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지방의 자율성은 낮아지고 통합도 어렵다. 지역 특성을 살리고 지자체의 창의적 기획을 이끌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다. 지역이 주도하는 사업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도입된 게 `지역발전투자협약`이다. 지자체가 지역에 맞는 통합 사업계획을 세우고 중앙정부와 협약을 맺는다. 중앙정부는 여러 부처에 걸쳐있는 사업을 포괄적으로 지원한다. 지역 사업이 하나하나 쪼개서 시행되는 걸 막는 거다.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인 지역발전투자협약을 더 키워야 한다."

Q.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면 청년들이 지역에 자리 잡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에서 태어나서 공부하고 일자리를 잡는 것. 이 과정이 자리 잡아야 한다. 지역거점대학·국립대학이 핵심 역할을 해야 한다. 지역대학을 지역발전의 브레인 풀로 삼으려 한다. 인구 감소로 대학은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균형발전이 지역대학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지자체-지역대학-지역주민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균형위가 할 일이다.

민간기업을 지역으로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에서 이윤을 더 많이 낼 수 있다면 기업은 지역으로 갈 것이다. 말한 것처럼 지역 이전시 세제 지원,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광주·구미·군산에서 추진 중인 상생형지역일자리도 여러 지역에 뿌리 내려 민간투자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상생형지역일자리란? 기업은 낮은 임금으로 근로자를 고용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 지역은 일자리를 유치할 수 있고 기업은 수익을 보전받을 수 있다. `광주형 일자리`로 처음 시도됐다.
김사열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영상취재=김재원.
Q. 균형발전은 정부·지자체·공기업 등 다양한 조직과 협력이 필요하다.

"균형위는 대통령 자문기구다. 대통령께서 `지역이 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의지에 변함이 없을 거로 생각한다. 그에 발맞춰 일하려 한다. 최근 한국형 뉴딜 등 정부 후반기 계획을 말씀한 바 있다. 균형위는 정부-지자체-민간기업의 조율을 맡을 것이다. 민간 자본도 관심을 두고 투자해주길 기대한다.

국토부는 균형위의 혁신도시, 지역발전투자협약 등에 실무 간서부처로 함께하고 있다. 국토부는 균형위 본회의에 `지역인재 채용 확대안`과 `생활SOC 복합화 활성화 방안`을 제출해놓은 상태다.

공기업 LH는 행복도시·혁신도시 건설에 참여한다. 지역균형발전센터 설립, 새뜰마을 지원기구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지금보다 여러 부처, 공기업과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Q. 마지막 질문이다. 균형발전의 지향점을 제시한다면.

"사람에 집중하려 한다. 사람이 일을 하고, 공부하고, 지역에서 산다. 사람이 행복한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게 본질이다. 시설을 만드는 패러다임을 넘어서 사람이 만족하고 살 수 있는 공간을 일궈야 한다. 중앙정부가 아닌 지역주도로, 동네에 사는 사람이 필요한 시설과 원하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삶의 질을 높이고 사람이 행복한 지역을 일궈가려고 한다."
▶관련기사: 김사열 "코로나19, 국토 균형발전 앞당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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