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온라인 투표'…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 '구멍'

박해린 기자

입력 2020-06-17 13:38   수정 2020-06-19 10:18

투표 과정 실시간 캡처 가능
"나도 인증해야 하나"…'비밀선거' 무색
선거 '공정성' 훼손 우려

(왼쪽부터) 김영식 삼일회계법인 대표이사, 정민근 딜로이트안진 부회장, 채이배 민생당 의원, 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 황인태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 공인회계사 회장 선거, 사상 첫 온라인 투표
회계사 2만 2천여 명의 대표를 뽑는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 선거가 시작됐다. 오늘(17일) 실시되는 한국공인회계사회 45대 회장 선거에는 회계법인 `빅 4` 가운데 하나인 삼일회계법인의 김영식 대표를 비롯해 현 한공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민근 안진회계법인 부회장과 중견 회계법인들을 대표하는 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 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 황인태 중앙대 교수 등 5명이 출마했다. 역대 최대 후보자가 뛰어든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한공회는 그동안 현장 투표로 선거를 치러왔지만 이번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으로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45대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선거 온라인투표 화면 캡처
● "나도 인증해야 하나"…`비밀선거` 무색
투표 화면이다. 차기 회장으로 꼽고 싶은 인물을 선택하고 투표 완료 버튼을 누르면 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투표할 수 있다. 현장 투표의 번거로움을 덜 수 있어 편리하다. 문제는 투표 과정을 보여주는 이 화면이 고스란히 캡처 돼 다른 사람에게 공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형법인에 근무하는 한 회계사는 "특정 인물을 밀어주자는 분위기는 이미 회사 내 형성돼 있었다"며 "동료에게서 투표를 독려하는 메세지와 특정 후보를 찍은 캡처 화면을 받아 `나도 인증해야 하나`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비밀 보장`이라는 선거의 기본 원칙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한공회가 이번 선거에서 이용한 전자 투표 시스템은 사설 업체가 아니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운영하는 온라인 투표 시스템 `케이보팅`(kvoting)`이다. 공직선거법은 기표소 안 투표지 촬영 행위를 엄격히 금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만약 기표가 돼 있는 상태의 투표지를 촬영한다면 `투표의 비밀 보장`을 침해한 것이 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다. 물론 한공회 회장을 뽑는 선거가 공직자를 뽑는 선거와 같이 공직선거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다. 자체 판단에 따라 선거 방식을 아예 공개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 다만, 한공회는 그동안 현장에 기표소를 꾸려 비밀투표 방식으로 철저히 회장 선거를 치러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체 투표에서 선관위가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하자 공정성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중앙선관위 온라인전자투표시스템 `케이보팅` 홈페이지
● 온라인 투표 확대…보완책 시급
투표지 촬영을 금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표의 매매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촬영이 가능하다면 인증을 통해 표를 거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사전 투표 기간에 한 유권자가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를 촬영해 단체 채팅방에 올리자 선관위는 이를 고발 조치하고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오프라인에선 투표지 촬영 행위를 엄격하게 제한하는 반면, 자체 온라인 시스템에선 최소한의 보안 조치도 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단지 한공회 선거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케이보팅에서 치러지는 모든 선거는 캡처 기능이 막혀 있지 않다. 자신이 투표하는 화면을 얼마든지 캡처해 전송 및 SNS에 게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인이 온라인에 자신의 투표화면을 공개하는 것은 개인의 문제다"라는 입장이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선거 방식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시점에 추후 더 많은 선거에서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한 회계사는 "최근엔 보안 상의 문제로 메신저나 예약화면도 캡처를 막고 있다"며 "하물며 투표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유출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측은 "기술적 한계로 캡처 기능을 막지 못하고 있다"며 "심각함을 인지하고 보안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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