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3 이은 '히트작' 될까…르노 캡처를 타봤습니다 [배성재의 Fact-tory]

입력 2020-06-29 13:13   수정 2021-02-18 23:57

캡처 1.3 가솔린 '에디션 파리' 트림 시승기
힘·연비 좋지만 꿀렁대고 시끄러운 엔진
확 바뀐 실내 디자인…공간도 훨씬 넓어져
주행·안전기능 기본 적용, 소비자 마음 훔칠까
《Fact-tory는 산업(Factory) 속 사실(Fact)과 이야기(Story)들을 다룹니다. 곱씹는 재미가 있는 취재 후기를 텍스트로 전달드리겠습니다.》
르노 캡처 전면부. 르노의 큼직한 로랑주 엠블럼을 장착했다.
캡처는 르노삼성이 2014년 선보인 QM3의 원래 이름입니다. QM3는 `요즘 대세`인 소형 SUV 시장의 시작을 알린 모델이지만, 부족한 운전 보조 기능 탓에 `옵션 없는 차`, `연비로 타는 차` 등의 오명을 쓰기도 했죠. 이번 신형 캡처에서는 실내 디자인과 기능 등 전반에 걸쳐 다양한 보강이 이뤄졌다고 하는데요. 지난달 13일 출시 후 계약량 1천대를 기록하는 등 시장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캡처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요. 1.3 가솔린 터보 TCe260 에디션 파리 트림을 타고 약 서울 시내와 외곽 100km를 직접 주행해봤습니다.
르노 캡처 측면부. 이전 QM3에 비해 총 길이가 약 10cm 늘어났다.
● 신중한 페달…`꿀렁대는` 엔진 브레이크 아쉬워
주행을 시작하자마자 `차가 다소 신중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지 후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으면 느리게 출발한달까요. 취향에 따라서는 안전하게 느낄 수도, 혹은 답답하게 느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시내를 주행할 땐 차가 점잖아서 좋았지만, 고속도로에선 가속 페달을 깊이 밟다보니 몸이 뒤로 젖혀질 만큼 급가속하는 상황도 많았습니다.
르노 캡처 엔진룸. 7단 습식 듀얼클러치(DCT)가 적용된 1.3 가솔린 터보엔진이다. 엔진 커버가 없어 외부 소음이 다소 큰 점은 아쉽다.
캡처에 장착된 1.3 가솔린 터보엔진에는 7단 습식 듀얼클러치(DCT)가 적용됐습니다. 습식 변속기는 기어 변속을 더 부드럽게 하고 허용 토크도 높여 승차감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는데요. 이전 작인 QM3를 비롯해 프랑스 브랜드 자동차들 대부분이 엔진 브레이크로 인한 `뒤에서 잡아끄는 느낌`을 지적 받는 만큼, 이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하지만 느리게 운행하며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뒤에서 잡아끄는 듯한 느낌은 여전했습니다. 경험상으로는 고단에서보다 저단에서 엔진 브레이크가 더 강하게 걸렸습니다. 가속 페달과 마찬가지로,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만한 성능이었습니다. 엔진 브레이크가 강하다보니 마지막 정차감은 부드럽다는 게 그나마 장점이었습니다.

가속하거나 오르막길을 오를 때 치고 나가는 엔진 자체의 힘은 아주 좋았습니다. 이 엔진은 르노그룹과 다임러가 공동개발해 XM3와 메르세데스-벤츠 CLA 등에도 함께 탑재됐습니다. 최고출력은 152마력, 최대토크 26.0kg·m로 2.0L 엔진에도 뒤쳐지지 않는 성능을 갖췄습니다.

엔진과 관련해 참고할만한 점도 있었는데요. 가솔린 엔진 치고 실외 소음이 상당하다는 점입니다. 엔진 커버가 없는 탓인데요. 차내에선 느낄 수 없었지만, 밖에 서있던 지인이 "엔진이 왜 이리 시끄럽냐"며 인상을 찌푸릴 수준이었습니다.

최종 주행을 마친 뒤 연비는 10.4km/L를 기록했습니다. 캡처의 정부 공인 표준복합연비는 13.0km/L(18인치 기준), QM3부터 이어오던 준수한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 실내 디자인 `환골탈태`…낮은 직관성은 여전
외부 디자인은 QM3에 비해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둥그렇고 귀여운 인상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컬러로 세련미를 더했습니다. 전·후면부 디자인에선 더 날카로워진 램프가 눈에 띕니다. 둥글던 램프 모서리를 각지게 깎아 눈매가 더 매서워졌습니다. 엠블럼이 태풍 모양(르노삼성)에서 큼직한 로랑주(르노)로 바뀐 점도 인상적입니다.
르노 캡처 후면부. 각진 테일램프로 날카로움을 더했다.
이번 2세대 캡처는 사실상 실내 디자인 변경에 올인했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QM3 시절과 비교하면 환골탈태 수준인데요. 먼저 중앙 디스플레이와 콘솔이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태블릿 크기와 비슷한 9.3인치 세로형 중앙 디스플레이는 눈이 시원했습니다. 중앙 플라잉 콘솔은 보기도 독특하지만 수납 공간도 넉넉하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플라잉 콘솔 위에 있는 전자식 기어 변속기도 이전 QM3에 비하면 멋진 요소입니다. 다이아몬드 퀼팅 가죽 시트도 편안함과 고급스러움을 더했습니다.
2018년형 QM3와 신형 캡처의 운전석 비교. 훨씬 커진 디스플레이와 정리된 공조 버튼, 플라잉 콘솔 등이 바뀌었다.
실제 사용이 불편한 점도 몇 가지 눈에 띄었는데요. 센터페시아의 공조 장치 버튼은 깔끔하게 정리됐지만, 다소 촘촘하고 중요성에 상관없이 버튼 크기는 똑같았습니다. 운전 중 이따금씩 눌러야 하는 비상등 버튼 바로 옆에 도어 잠금 해제 버튼이 있는 점도 불편했습니다. QM3의 공조 장치 버튼들이 `직관성이 없다`며 비판을 받았던 점을 떠올려본다면 개선이 적은 듯해 다소 아쉬웠습니다. 1열 시트에 통풍 기능이 없다는 점도 치명적인 약점으로 다가왔습니다.
르노 캡처의 트렁크와 2열. 2열 시트를 앞으로 눕혀 트렁크 공간을 넓힐 수 있다. 2열 사진은 1열 시트를 각각 앞뒤로 끝까지 밀어놓은 모습.
실내 공간은 넉넉했습니다. 특히 트렁크는 성인 1명이 웅크리고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규모였습니다. 2열은 소형 SUV인 만큼 성인 둘이 타기엔 넓은 수준은 아니지만, 1열 좌석 위치에 따라 공간을 늘릴 수 있었습니다. 앞뒤로 16cm를 조절할 수 있는 리어 슬라이딩 벤치를 활용해 2열 공간을 자유자재로 활용 가능한 점도 장점이었습니다. 참고로 캡처의 전장과 전폭은 각각 10.5cm, 2cm 더 커졌고, 트렁크 용량은 최대 536L입니다.

방음 수준은 우수했습니다. 빠르게 달릴 때 풍절음이나 외부 소음 등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캡처에 적용된 BOSE® 서라운드 사운드 스피커 덕분에 안내음이나 음악 등이 더 `꿍꿍`거리며 생생히 전달됐습니다.
● 기본 적용된 주행·안전기능 `기대 이상`
스페인에서 온 수입차임을 자랑이라도 하듯, 캡처는 대부분의 주행·안전 사양들을 모든 트림에 기본 장착했습니다. 360도 어라운드 뷰, 360도 주차 보조, 차선이탈·차간거리 경보(LDW), 긴급제동 보조(AEBS) 전담 콜센터 상담원과 연결이 가능한 어시스트 콜 등이 전 트림에 적용됐습니다.
9.3인치 세로형 중앙 디스플레이. 네비게이션 등은 큼직해서 좋았지만, 360도 카메라 모드 화면은 다소 작고 화질이 좋지 않았다.
이 밖에도 후방카메라, 전후방 경보,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원터치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전좌석) 등 편의사양이 기본 적용 됐는데요. `반자율주행 기능`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오토매틱 하이빔 정도만이 가솔린 모델에 들어있습니다. 적어도 QM3 시절 받던 기능 없는 차라는 오명은 이제 해소된 듯 합니다.

캡처에 적용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전반적으로 이용이 편리해졌습니다. 완전히 정차한 뒤 스스로 출발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다가왔는데요. 경쟁사들의 유사한 기능들은 대부분 완전 정차 후엔 가속 페달을 밟아줘야 움직입니다. 운전 피로도를 한층 줄이는 디테일이었습니다. 기존엔 변속 레버 아래쪽 애매한 위치에 있던 크루즈 컨트롤 버튼도 손에 닿기 쉬운 스티어링 휠 좌측에 배치해 더 편리해졌습니다.

시승 차량이었던 에디션 파리 트림의 가격은 2,748만원, 캡처 최고 가격입니다. 세그먼트나 가격 등을 따져보면 현대자동차의 코나나 기아자동차의 니로 또는 셀토스 등이 경쟁작으로 여겨지는데요. 과연 6년 전에 비해 매우 치열해진 소형 SUV 시장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2인 또는 3인 가족이면서 안전한 주행과 수입차에 대한 선호도가 있는 소비자라면 구매 리스트에 올릴 것을 추천합니다.
르노 캡처의 센터페시아 및 중앙 콘솔. 플라잉 콘솔로 위·아래 공간이 따로 생겨 실용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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