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투자자 보호 '혈안'…속내는?

박승원 기자

입력 2020-07-23 11:39   수정 2020-07-23 20:35



"거래대금 급감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내린 결정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위한 포석으로 보입니다."

FX마진거래 서비스 전면 중단을 선언한 KB증권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앞서 KB증권은 지난 20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투자자 보호를 위해 FX마진거래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24일까지 FX마진거래용 신규계좌 개설을 중단하고, 오는 12월29일까지 기존 계좌의 보유잔고 청산을 완료하는 등 서비스를 최종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FX마진거래는 환율변동성이 높은 국가의 통화에 투자해 차익을 얻는 투자상품이다. 최대 10배까지 레버리지(차입)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고위험·고수익 투자상품이다. 지난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이후 업무 영역 확대를 목적으로 한 때 14개 증권사가 서비스 제공에 나섰지만, 현재는 5개 증권사만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KB증권이 발을 빼면서 4개 증권사만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KB증권이 FX마진거래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 데는 투자자 보호 뿐 아니라 소위 돈벌이가 안된는 게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로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FX마진거래 규모가 급증했지만, 이내 급감하면서 수익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개인투자자의 FX마진거래 대금은 213억5,000만달러로 폭증했지만, 지난달엔 65억2,000만달러로 1/3로 급감했다.

24시간 내내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야간에도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데, 거래대금 감소로 수익보단 손실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FX마진거래를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부정적인 시선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FX마진거래의 투기성 우려로 지난 2012년 증거금률을 기존 5%에서 10%로 상향 조정했다. 업계에선 거래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를 줄곧 요구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입장엔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FX마진거래의 경우 지난 2012년 규제를 강화한 후 추가로 규제를 한 적은 없다"면서도 "현재 규제 스탠스를 변화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KB증권이 FX마진거래 서비스 중단한 또 다른 배경에 대한 분석도 흘러나온다.

사모펀드 사태를 계기로 KB증권 경영진 뿐만 아니라 윤종규 회장까지 나서서 `고객 보호`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수 차례 사모펀드 사태에도 불구하고 불완전판매 사례가 전무하면서 감독당국이 그 원인을 자문할 정도였다. 은행에 이어 증권에서도 완벽한 `고객 보호`를 원하는 윤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KB증권은 이번 FX마진거래 서비스 중단에 앞서 호주부동산펀드 부실과 관련해 개인 투자자에게 900억원의 투자금 전액을 반환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금융감독원에 접수됐던 투자자 민원이 모두 취하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FX마진거래의 경우 인가를 받은 사업인 만큼,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이유가 전혀 없다"며 "호주부동산펀드 전액 배상에 이어 이번 FX마진거래 서비스 전면 중단은 11월 임기를 앞두고 있는 윤종규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조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증권을 제외한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은 FX마진거래 서비스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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