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 인텔, 어쩌다 이 지경…AMD에 쫓기고, 애플에 치이고 [지피지기]

김종학 기자

입력 2020-07-25 13:28   수정 2020-07-25 22:27

7나노미터 차세대 칩 개발 지연
NVIDIA·TSMC 몸값 껑충


`반도체의 성능은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제창해 반도체 패권을 장악한 인텔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미국 반도체 강자인 인텔이 7나노미터 칩 제조를 다시 6개월 뒤로 미루고, 양산은 외부에 맡길 수 있다는 소식에 연이틀 반도체 업계가 요동치고 있다.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는 지난 23일 "7나노미터 공정에서 수율을 확보하지 못해 차세대 반도체 양산을 미룬다"고 밝혔다. 또 "향후 생산일정의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비상계획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삼성·TSMC 등 외부 제3자 파운드리에 물량을 맡길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엔비디아와 경쟁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서버용 그래픽칩인 `폰테 베키오`는 2021년 말이나 2022년 초에나 출시되고, 개인용 컴퓨터를 위한 인텔의 첫 7나노미터 칩은 2022년 말이나 2023년 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는 창업주인 로버트 노이스·고든 무어 이후로 혁신을 거듭해 온 초미세공정이 한계에 다다랐음은 물론, 오랫동안 칩 제조 기술의 제왕 자리에 있던 인텔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 `사골급` 14나노에 멈춰버린 혁신..7나노 선점한 AMD

반도체 업계는 칩 내부의 한정된 공간을 쪼개 적은 전력으로도 발열이 적고 더 많은 연산능력을 낼 수 있도록 초미세 공정에서 경쟁을 벌여왔다. 인텔이 당초 계획대로 개발을 진행했다면 2016년 10나노 칩, 2018년에 7나노 칩을 이미 선보였어야 했다. 그러나 밥 스완 CEO의 발표처럼 현재의 인텔은 7나노미터 프로세서를 2023년 상반기까지 출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대만 TSMC가 이미 7나노미터 반도체를 양산하고 있으나, 인텔은 경쟁 회사들보다 1~2년씩 늦게 차세대 제품을 선보이는 셈이다.

인텔은 여전히 PC와 데이터센터 프로세서 점유율로 1위지만, 이대로라면 텃밭이던 x86 아키텍처 기반 칩 시장을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어드밴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와 대만 TSMC에 빼앗길 처지다. 게다가 10나노 공정 개발이 늦어진 이후 14나노 공정에도 과부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AMD는 인텔이 10나노 데스크톱용 프로세서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이 TSMC의 최첨단 프로세싱 노드를 이용한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를 선보여 시장을 잠식해왔다.

노트북 시장에서 한 번도 인텔을 넘어서지 못했던 AMD는 리사 수 CEO 취임 이후 선보인 7나노 라이젠 400 프로세서를 앞세워 최고급 제품군을 제외한 거의 모든 시스템에서 성능면에서 인텔을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텔 프로세서의 고질적인 발열과 5년간 정체된 하드웨어 성능 탓에 오랜 우군이었던 애플마저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열린 WWDC2020를 통해 15년 만에 x86 프로세서를 버리고 A시리즈에 기반해 직접 ARM칩을 개발할 계획을 내놨다.



● 하루 만에 16.2% 폭락..53조 원 시총 증발
인텔은 양호한 실적에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 속에 미국 주식시장에서도 급격한 주가하락을 겪고 있다.

인텔은 코로나19 여파에도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0% 늘어난 197억달러, 주당 순이익은 시장 예상치(1.21달러)보다 높은 1.23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3분기 예상 매출은 182억달러, 주당 순이익 1.10달러로 시장 기대치인 주당 순이익 1.14달러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 차세대 반도체 개발 지연 소식까지 더해져 주가는 전날보다 하락폭이 더 깊어졌다.

현지시간 25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인텔 주가는 하루 전보다 16.24% 폭락한 주당 50.5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코로나 여파로 정체상태였던 AMD 주가는 전날보다 16.5% 오른 69.40달러로 최고가를 경신했고, 그래픽처리장치에 특화해 인텔을 제치고 미국 최대 반도체 회사로 떠오른 엔비디아도 이날 0.64%로 소폭 상승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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