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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주식 공부, 몇 살부터 시작해야 하나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입력 2020-08-31 09:16  


한 나라의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를 보자. 1990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기 이전까지 냉전시대에서는 한 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전적으로 정치군사력에 의해 좌우됐다. 그 후 다국적 기업에 의한 글로벌화가 급진전되는 시대에 있어서는 기업경쟁력이 대변했다. 정확히 시기를 구별할 수 없으나 대체로 21세기 뉴밀레니엄 시대에 들어오면서부터는 금융부문이 급팽창하기 시작해 이제는 금융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갈수록 어린이 경제교육에 있어서 선진국들이 돈과 관련된 금융교육에 치중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이 자신들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 뿐만 아니라 소속국가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어떤 이들은 너무 어린 아이들에게 돈을 일찍 알게 할 경우 어린이다운 순수함을 잃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일수록 돈과 관련된 금융교육은 그 시기가 더욱 앞당겨지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경제교육을 시킨다면 언제부터 해야 하느냐 하는 시기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유아교육을 담당하는 전문가들도 이 점에 있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기준에 따라 나름대로 적절한 시기를 제시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슈퍼 리치들이 언제부터 경제교육을 접했는가를 알아보면 대개의 경우 5세 전후로 나온다.
5세를 전후로 경제교육을 시킨다면 어떤 방법으로 경제교육일 시킬 것인가가 그 다음 문제로 남는다. 가장 흔하게는 유치원 등에서 경제교육을 하는 경우다. 특히 우리나라가 갑자기 어린이 경제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유치원에서 돈은 반드시 일(대개의 경우 아빠의 구두를 닦게 하는 일)의 대가로 용돈을 주고 씀씀이 내역을 어른들의 가계부와 같이 기장에 철저히 기입할 것을 강조한다. 갑자기 경제교육을 강조하다 보니 하긴 해야겠는데 뭐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 방법을 택하는 유치원들이 많다.
반면 선진국의 경우 부모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경제교육을 접한다. 경제교육 시기가 5세 전후라 했지만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 등과 같은 세계적인 슈퍼 리치들은 그 이전부터 경제교육을 받았다는 것도 부모로부터 접했기 때문이다. 일종의 이들의 경제교육은 태어날 때부터 시작된 모태 경제교육이자 몸에 배인 경제교육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부자인 부모로부터 태어난 자녀들이 돈을 벌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도 물려받은 상속재산이 많아서라기보다는 이들이 남보다 경제교육을 일찍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각종 동식물의 활동을 통한 생태 경제교육이 유행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생태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데다 대부분 동식물들이 오랜 기간에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진화된 데에는 주워진 조건하에서 최적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주워진 여건하에 최적의 모습이라 하는 것은 부족한 재원으로 무한한 욕망을 채우는 경제의 가장 기본원리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지금 생존해 있는 동식물은 가장 효과적으로 경제활동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의미다.
세 가지 가운데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간에 일단 배운 경제지식은 어린이들의 몸에 익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돈을 찍어내는 한국은행에 방문하거나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증권회사를 견학해 배운 경제교육과 현실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알도록 해야 한다. 또 경제놀이 기구를 통해 어린이들이 배운 것을 스스로 체험해 보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찌됐든 간에 부자가 되기 위한 경제안목을 갖추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빨리 경제교육을 시킬 것을 권한다.

경제를 보는 안목이 생겼다 하더라도 이제는 재테크 환경이 빠르게 글로벌화되고 있다. 모든 분야에 걸쳐 글로벌화가 진전되고 있으나 돈 흐름과 관련된 금융분야에 있어서는 이 추세가 빠른 것이 최근의 현실이다. 이 때문에 주가, 금리, 환율, 부동산 가격 등과 같은 재테크 변수는 그 나라의 경제실상을 반영하는 얼굴이라고 하지만 우리처럼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는 오히려 주변국의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재테크를 하다 보면 동조화니 차별화나 해서 커플링(coupling)과 디커플링(de-coupling)이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연인 사이에 커플링을 하는 것은 영원히 운명을 같이하자는 약속이 아닌가 싶다. 마찬가지로 재테크에 있어서 커플링이라 하는 것은 파도의 흐름을 같이 타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파도가 올라갈 때 다른 파도가 같이 올라가고 반대로 내려갈 때에는 같이 내려가는 현상이다. 반대의 경우는 디커플링이라고 부른다.
정도차가 있지만 우리 주가의 흐름을 보면 미국의 주가와 같이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한국과 미국 주가와의 동조화 계수를 구해보면 심할 때에는 0.9가 넘은 적이 많다(동조화 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같이 움직이고 ‘0’에 가까울수록 따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 이 수준은 한국과 미국의 주가가 거의 같이 움직인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그날 한국의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증시의 기초여건(fundamentals)에 해당하는 우리 경기나 기업들의 실적을 분석하기보다는 당일 새벽에 끝난 미국의 주가가 어떻게 끝났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상춘 /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한국경제TV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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