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겁내지 말라" 했지만…멜라니아 "코로나 극한의 피로"

입력 2020-10-16 11:29  



도널드 트럼프(74)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50) 여사의 `코로나19` 투병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함께 감염된 트럼프 대통령이 멀쩡하다며 강인함을 강조하는 수준을 넘어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저평가하는 데 주력한 모습과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16일 백악관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멜라니아 여사의 에세이 `나의 개인적 코로나19 경험`에는 투병기에 찾아온 심신의 고통이 솔직하게 담겼다.
멜라니아 여사는 "확진을 받았을 때 증세가 미미했다는 게 매우 재수가 좋았다"며 "그렇지만 증세가 모두 한꺼번에 닥쳐 향후 며칠 동안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근육통, 기침, 두통을 겪었고 대부분의 시간에 극한의 피로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병원에 입원했을 때 짐짓 건강을 과시하며 지지자들을 만나러 차량 외출까지 강행한 모습과 대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돌아온 뒤에도 마스크를 벗어 던지며 건재와 함께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외면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멜라니아 여사는 투약 대신 비타민과 건강식을 더 많이 챙겨 먹는 자연요법을 선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항바이러스제, 스테로이드제, 항체치료제 등 효과가 일부 입증된 약을 복합적으로 투약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은 첨단 의료 서비스를 받으면서 그렇지 못한 미국 서민들을 향해 "코로나19를 겁내지 말라"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나라가 건강하고 안전하도록 격려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아닌 환자가 된 게 어색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로서, 또 이렇게 많은 의료적 지원을 받는 개인으로서 훨씬 더 고마움을 느꼈다"며 전국의 의료계 종사자들에게 경외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극복기를 게재하기 전에도 코로나19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백악관 영부인실은 올해 3월부터 최근까지 백악관 관저에서 직원들을 코로나19로 보호하기 위한 방역 대책을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보도자료를 지난 6일 발표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방역수칙을 애써 묵살하려고 노력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행태와 상반되는 보도자료를 영부인실이 직접 낸 게 이례적이라며 이를 `남편과의 거리두기`로 해석하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전기 `그녀의 거래기술`을 저술한 매리 조던은 지난 6월 WP와의 인터뷰에서 대중의 시선과 달리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종속되지 않은, 매우 주도면밀하고 독립적인 인물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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