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접종 후 희귀질환…법원, 6년 만에 "보상해야"

입력 2020-10-23 10:53   수정 2020-10-23 10:56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 직후 신경계 질병을 앓게 된 70대가 소송을 통해 발병 6년 만에 보상받을 길이 열렸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3부(이상주 이수영 백승엽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A(74·남)씨가 "예방접종 피해보상 신청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을 각하한 1심을 깨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14년 10월 7일 경기 용인의 한 보건소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했다가 11일 뒤 다리와 허리에 힘이 빠지는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은 결과 길랭바레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길랭바레증후군`이란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을 마비시키는 말초성 신경병으로,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바이러스 감염 또는 예방접종 후 갑작스럽게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는 질병관리청에 예방접종 피해보상을 신청했으나 길랭바레증후군과 예방접종의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7년 7월 기각되고, 이의신청마저 같은 해 12월 기각됐다.
A씨가 길랭바레증후군 진단을 받기 닷새 전에 과민성대장증후군 진단을 받았는데, 이 같은 소화계통 감염이 길랭바레증후군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A씨는 질병관리청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기각 처분 후 90일이 넘게 지나 소송을 냈다는 이유로 각하 판결하면서 "예방접종 위험이 현실화해 길랭바레증후군이 나타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씨는 1심에서 소송 기간이 문제가 된 점을 고려해 항소심에서는 최초의 기각 처분이 아닌 이의신청 기각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청구 내용을 변경했고, 이에 항소심 재판부는 소송 요건에 문제가 없다고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받은 예방접종과 길랭바레증후군 사이에 시간적인 밀접성이 있으며 예방접종으로부터 길랭바레증후군이 발생했다고 추론하는 것이 의학이론이나 경험칙상 불가능하지 않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A씨는 예방접종 10여일 후에 길랭바레증후군 진단을 받았고, 대한의사협회의 사실조회 회신 내용과 진료기록 감정을 맡은 병원의 신체감정 촉탁 결과를 종합하면 길랭바레증후군은 예방접종과 소화계통 감염이 모두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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