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부품과 반도체 등 제조업 재고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확산과 공급 차질의 영향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8일 `최근 공급차질 및 감염병 상황이 제조업 재고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제조업 재고가 늘어나는 이례적인 상황인 만큼 경기둔화를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먼저 코로나19로 인한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 차질이 거론됐다.
동남아 지역에 집중된 비메모리 반도체 공장들은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잇달아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비메모리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국내외 완성차와 IT기기 생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고, 국내 생산 자동차 부품과 강판, PC용 메모리 반도체 등 중간재 재고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화학 제품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으로 출하가 줄면서 재고가 늘었다.
철광석, 유연탄, 원유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특히 철강은 중국의 탄소중립정책에 따른 생산량 축소로 단가가 빠르게 올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19 확산 심화로 이동량이 줄면서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의 판매가 둔화돼 재고 역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과거에는 주로 경기둔화기에 수요가 감소하면서 재고가 늘어났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견조한 수요에도 공급차질 및 감염병 확산의 영향으로 경기회복기에 재고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제조업 재고 증가는 한국과 같이 중간재 생산 비중이 높은 국가에 두드러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도체, 전자부품 등 중간재 생산이 많은 한국과 일본은 재고가 늘어난 반면, 중간재 생산을 해외에 주로 의존하는 미국, 독일은 공급부족 영향으로 완성차를 중심으로 재고가 줄었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최근 제조업 재고 증가는 감염병 위기의 특성에 영향을 받기에 앞으로 제조업 경기 둔화 조짐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향후 글로벌 공급 차질이 완화되고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제조업 재고 흐름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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