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 여파로 촉발된 나프타 수급 불안이 확산하며 생활 물가 충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포장재와 비닐류 가격이 오르고 수급 차질 우려까지 겹치면서 유통·외식·농업 등 여러 분야에서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우선 종량제 봉투를 둘러싼 사재기 현상이 뚜렷하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쓰레기 종량제봉투를 미리 사두려는 수요(사재기)가 늘면서 일부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종량제봉투 구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지난 22∼29일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의 종량제 봉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7% 증가했고, 롯데마트 역시 23∼28일 기준 140% 늘었다. 음식물 쓰레기 봉투 판매량은 131%, 지퍼백은 81%, 비닐백은 93% 각각 증가했다.
점포별 재고 상황에 따라 구매 제한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27일 기준 이마트 80여개, 롯데마트 10여개 점포에서 제한 조치가 시행 중이며, 홈플러스도 1인당 1묶음 구매를 권장하는 가이드라인을 24일 각 점포에 전달했다.
편의점의 경우 점주가 개별 발주를 하는 구조여서 재고 편차가 크지만, GS25에서는 22∼26일 종량제 봉투 판매량이 전주 대비 325%, 음식물 봉투는 278%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점포의 발주가 중단되거나 구매 제한이 이뤄지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룟값 인상과 원료 수급 차질에 따라 플라스틱 용기나 비닐 포장재를 파는 업체 상당수는 이미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한 포장용기 제조업체는 최근 공지에서 이달 말 1차로 가격을 8∼15% 올릴 예정이며 일부 제품 인상률은 30%라고 밝혔다.
포장 용기 가격 인상과 함께 고객당 주문 수를 제한하는 사례도 있다.
수입단가 인상에 원료 수급 불안까지 겹치면서 플라스틱업계는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외식업계 역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회용 용기와 비닐 등 주요 자재가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에 의존하는 만큼 원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그룹은 최근 가맹점주들과의 회의에서 중동 정세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이 비닐 쇼핑백과 알루미늄 용기, 물류비 등 전반적인 원가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설명했다.
포장재 가격 상승과 물량 부족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봉지를 주문하려니 품절이다. 포장 용기도 박스당 1만원씩은 올랐다", "포장 용기가 40% 오른다는 통보를 받았다. 한시적으로라도 고객들에게 포장 값 500원을 받아야 하나 싶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농업 분야도 근심이 크다. 면세유, 비료를 포함한 필수 농자재 가격 상승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는 먹거리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비료용 요소 중동 의존도는 43.7%에 이른다. 이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물량은 38.4%다.
비료와 함께 사료 가격도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농식품부는 오는 7월까지 사용할 사료 610만t이 있지만 고유가와 고환율이 이어지면 가격 상승 압력이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다. 농식품부는 사료 구매 자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