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국내 상장사 역대 최대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결정하면서 시장의 시선은 다음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주주 환원 규모는 250조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자 반도체 대형주 재평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대비 12.73% 오른 16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도 9.49% 오른 27만1,0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가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는 5.89% 상승한 6,852.58로 장을 마쳤다.
국내 반도체주의 반등을 이끈 것은 주주환원이었다. SK하이닉스가 약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전격 발표하면서 금리 충격으로 위축됐던 투자심리를 빠르게 되돌렸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19일 공시를 통해 약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2407만주를 장내에서 매입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체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하는 규모로 국내 상장사 가운데 최대 수준이다. 회사는 또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주주환원 범위를 기존 '50% 이내'에서 '50% 이상'으로 높였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주주환원을 두고 긍정적 평가를 쏟아냈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FCF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환원을 선제적으로 결정했다는 점은 향후 현금 창출력과 재무 건전성 목표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회사가 기존 50%를 사실상 상한에서 하한의 개념으로 변경한 만큼 향후 실제 주주환원 규모는 245조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봤다.
예상을 뛰어넘는 메모리 기업의 환원 의지가 '인공지능(AI)발 슈퍼사이클'과 중장기 현금 창출력에 대한 확신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내놨다. 국내외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최소 180조원, 많게는 210조원을 추가 주주환원에 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도 이달 중 150조원 안팎의 주주환원안을 발표한다. AI 메모리 호황으로 불어난 현금을 둘러싼 양사의 '주주환원 경쟁'이 주가의 새로운 동력이 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 자사주 매입·소각과 특별배당 등을 골자로 한 주주환원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당초 시장 일각에선 환원 규모가 최대 200조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회사 기본 원칙에 맞춰 150조원~160조원 수준에서 최종 확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주주환원에 나서는 건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압도적 실적 개선에 따른 영향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FCF는 263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가정으로 현행 3개년(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 기간의 누적 FCF는 319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총 환원 재원(FCF의 50%) 약 160조원 가운데 이미 집행한 금액 및 예정액(39조1,0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잔여 재원만 120조원에 육박한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이 재원을 활용해 정규 배당(연간 주당 1668원) 외에 대규모 일회성 특별배당을 지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의 2024~2026년 누적 FCF의 50% 주주환원 정책의 경우 특별배당 규모가 최소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대규모 주주환원은 삼성전자의 기업가치 상승뿐 아니라 유가증권시장 전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의 재평가를 이끄는 강력한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대규모 주주환원이 주가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이를 추세적인 상승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본업의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직접 끌어올리기보단 매입 기간 동안 일정한 매수 수요를 제공하면서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이라며 "추가 상승은 결국 얼마나 많은 이익과 현금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본업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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