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금요일 뉴욕증시에서는 암호화폐 관련주가 강한 흐름을 보인 반면, 철강주는 부진했다. 비트코인이 단숨에 8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암호화폐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했지만, 철강업체들은 월가의 기대에 못 미치는 3분기 실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하락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S&P100 지수 편입을 앞둔 샌디스크가 10% 넘게 올랐다. 반면 제논 파마슈티컬스는 우울증 관련 임상시험의 신규 환자 모집을 중단하면서 30% 넘게 급락했다.
비트코인 8만 달러 돌파…암호화폐주 동반 급등
지난 금요일 시장에서 가장 강한 움직임을 보여준 업종은 암호화폐였다. 비트코인 가격이 단숨에 8만 달러를 넘어선 영향이다.
앞서 비트코인에는 악재가 될 만한 소식이 두 가지나 있었다. 암호화폐 핵심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이 미국 상원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했고, 바로 다음 날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3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시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클래리티 법안은 어차피 올해 안에 통과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았고, 금리 인상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트코인 하락에 베팅했던 숏 포지션이 대거 청산됐고, 실제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현물 매수세까지 유입되면서 가격이 빠르게 반등했다. 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가 앞으로도 비트코인을 계속 사들이겠다고 밝힌 점도 투자심리에 힘을 보탰다.
이에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 (MSTR)는 16.39% 급등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 (COIN)은 11.66%, 온라인 증권사 로빈후드 (HOOD)는 9.12% 상승했다.
비트코인 채굴업체 마라 홀딩스 (MARA)는 13.75% 올랐고, 비트코인 투자기업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 (BMNR)도 8.79% 상승했다.
실적 전망에 발목 잡힌 철강주
반면 철강주는 약세를 보였다. 뉴코와 스틸 다이내믹스가 나란히 월가의 기대에 못 미치는 3분기 실적 전망을 내놓은 영향이다.
철강 가격은 지난 1년 동안 크게 올랐지만, 철강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자재 가격도 함께 상승하면서 두 회사 모두 비용 부담이 커졌다.
다만 월가에서는 철강 업황 자체가 나빠진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이번 전망도 다소 보수적으로 제시된 것으로 봤다. 철강 가격이 오른 효과가 기업 실적에는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만큼, 4분기에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웰스파고도 철강 가격보다 공급이 더 걱정될 정도로 수급이 빠듯하다고 설명했다. 철강 수요 자체가 약해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그러나 지난 금요일에는 3분기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이 더 크게 부각됐다. 뉴코 (NUE)는 6.32%, 스틸 다이내믹스 (STLD)는 4.11% 하락했다. 클리블랜드-클리프스 (CLF)도 2.04% 내리며 철강 관련주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넷플릭스, 콘텐츠 경쟁력 우려 부각
웰스파고는 넷플릭스 (NFLX)의 투자의견을 ‘동일비중’에서 ‘비중축소’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80달러에서 57달러로 대폭 하향했다.
넷플릭스 주가가 약 71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20% 가까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웰스파고가 가장 우려한 부분은 콘텐츠였다. 최근 이용자들을 강하게 끌어당길 만한 대형 오리지널 작품이 부족했고, 그 영향이 실제 시청시간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 콘텐츠 라인업도 이전보다 약하다고 평가했다. 웰스파고는 넷플릭스의 상위 100개 오리지널 콘텐츠 시청시간이 지난해보다 21%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넷플릭스 주가가 다시 힘을 받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새로운 히트작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콘텐츠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넷플릭스 주가는 4.67% 하락 마감했다.
샌디스크, S&P100 편입 앞두고 매수세 유입
샌디스크 (SNDK)는 델과 팔로알토 네트웍스, 아리스타 네트웍스와 함께 현지시간 21일 월요일 장 시작 전 S&P100 지수에 편입된다.
거래일 기준으로 편입을 하루 앞두면서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 S&P100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들이 지수 구성에 맞춰 샌디스크 주식을 사들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AI 반도체 수요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호재로 작용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AI 경영진 서밋에서 2027년 반도체 판매량이 2026년의 두 배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AI에 필요한 반도체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데 필요한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월가에서도 샌디스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애널리스트들의 투자의견을 종합하면 ‘매수’ 의견이 많고, 12개월 평균 목표주가도 약 2,124달러로 제시돼 있다.
S&P100 편입에 따른 기관 매수와 AI 수요 확대 기대가 겹치면서 샌디스크 주가는 10.99% 상승 마감했다.
제논 파마슈티컬스, 임상 중단으로 불확실성 확대
글로벌 제약사 제논 파마슈티컬스 (XENE)는 주요우울장애와 양극성 우울증 임상시험에서 새로운 환자를 받는 절차를 일단 중단했다.
회사는 구체적인 문제가 확인돼 임상을 중단한 것은 아니며, 예방적인 차원에서 신규 환자 모집을 잠시 멈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진행 중인 뇌전증 치료제 개발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월가의 평가는 엇갈렸다. 도이치뱅크는 이번 사안으로 우울증뿐 아니라 뇌전증 치료제로서의 성공 가능성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했다.
반면 웰스파고는 국소 발작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회사의 설명보다 임상 중단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에 더 무게를 뒀다. 이에 제논 파마슈티컬스 주가는 30.69% 급락 마감했다.
온 홀딩, 음바페 영입에도 상승분 반납
레알 마드리드와 프랑스 국가대표팀에서 뛰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가 20년 동안 함께했던 나이키를 떠나 온 홀딩 (ONON)과 손잡았다.
온 홀딩은 음바페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영입하고 본격적으로 축구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축구 스타 티에리 앙리도 ‘축구 부문 디렉터’로 합류하기로 했다.
월가의 평가는 엇갈렸다. BMO캐피털은 이번 계약이 온 홀딩의 향후 성장 방향을 투자자들에게 더욱 분명하게 보여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제프리스는 음바페 영입 자체가 새로운 성장동력이라기보다,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앞으로 마케팅에 더 많은 비용을 써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장 초반에는 음바페 영입 소식에 온 홀딩 주가가 올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마케팅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결국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뒤 0.26% 하락 마감했다.
음바페가 떠난 나이키 (NKE)도 2.34% 하락했다.
웬디스, 대형 가맹점주 파산보호 신청
웬디스 (WEN)의 미국 주요 가맹점주 가운데 하나인 메리티지 호스피탈리티 그룹이 미국 연방파산법 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챕터11은 회사가 곧바로 문을 닫는 것이 아니라, 영업을 계속하면서 부채를 줄이고 재정 상태를 정비하는 절차다.
메리티지는 미국 15개 주에서 웬디스 매장 314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웬디스 미국 전체 매장의 약 5%에 해당하는 규모다.
메리티지는 최근 매장을 찾는 손님이 줄어든 가운데 소고기 가격은 오르고 할인 경쟁까지 심해지면서 사업이 크게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가맹점주의 경영난은 웬디스 본사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본사는 가맹점에서 받는 로열티와 광고비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고 있고, 새로운 매장을 늘리는 것도 가맹점주의 재정 상태가 뒷받침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파산보호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확대되면 일부 매장이 다른 사업자에게 넘어가거나 본사에 내는 수수료가 늦게 지급될 수 있다. 추가로 문을 닫는 매장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대형 가맹점주의 경영난이 본사 실적과 매장 확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웬디스 주가는 3.58% 하락 마감했다.
오은비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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