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리틀 잉글랜드' 되나…브렉시트 문답풀이

입력 2017-03-29 08:58   수정 2017-03-29 15:48

영국 '리틀 잉글랜드' 되나…브렉시트 문답풀이

EU와 협상 결렬될 땐…이혼합의금 72조 정체는

잔류 원하는 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 진짜 독립하나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이 2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지난해 6월 23일 EU 잔류·탈퇴를 묻는 국민투표에서 EU 탈퇴가 51.9%, 잔류가 48.1%로 나온 지 9개월여만이다.

영국 BBC 방송은 브렉시트에 관한 문답을 정리했다.



-- 리스본조약 50조는?

▲ 리스본조약은 2009년 발효됐다. 신설된 조항인 50조는 탈퇴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50조는 "탈퇴를 결정하는 회원국은 유럽이사회(EU 정상회의)에 그 의도를 통지한다. 유럽이사회의 방침에 따라 연합은 장래의 관계를 위한 틀을 고려하고 해당국과 탈퇴에 관한 협정에 교섭해 체결한다"고 규정한다. 또 "협정은 유럽의회의 동의를 얻은 후 유럽이사회에 의해 가중다수결로 체결된다. 제반 조약은 탈퇴협정의 발효일로부터 또는 그 외 경우엔 통지 후 2년 되는 날로부터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다만 이 기간을 해당국과 합의로 전원일치로 연장할 수 있다.

-- 가중다수결이란?

▲ 남은 27개 회원국 기준으로 인구의 65%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협상 합의안은 영국 의회와 유럽의회 동의를 거쳐 EU 정상회의가 가중다수결로 체결한다. 이어 EU 27개국 각 의회에서 동의를 얻는 절차도 거친다. 이때 모든 27개 의회 모두가 동의해야 한다.

-- 영국 의회 동의 절차는?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협상 합의안을 의회 표결에 부치겠다고 약속했다. 메이 총리는 '받을 것인지 아니면 협정 없이 EU를 떠날 것인지'를 선택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의회가 거부하면 영국이 EU와 탈퇴협정이 결렬된 채 탈퇴하는 상황을 맞는다는 뜻이다.

-- 영국 측 브렉시트 협상은 누가?

▲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장관, 리엄 폭스 국제통상부 장관,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 등이 주축을 이룬다. 이들 3명은 모두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당시 탈퇴 진영을 이끈 정치인들이다. EU 집행위원회 협상대표는 프랑스 정치인 출신 미셸 바르니에가 맡는다.

-- 영국은 실제 언제 EU를 떠나는가?

▲ 조약 50조가 발동되면 2년간 탈퇴 협상을 벌인다. 하지만 협정을 이행하는 데 과도 기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조약 50조가 발동된 전례가 없기 때문에 영국이 실제 언제 떠날지는 미지수다. 협정은 EU 27개 개별 회원국 의회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이 절차에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갑자기 EU 법규를 따르지 않게 되는가?

▲ 영국은 협상 기간인 2년간 회원국으로서 지금처럼 EU 법규를 적용받는다. 영국 정부는 오는 8월께 '대폐지법'(Great Repeal Bill)을 입법화한다. 영국에서 EU 법률의 우선주의를 종식하는 법이다. 그 전에 유지할 법, 변경할 법, 폐지할 법 등을 검토한 후 탈퇴 시기에 맞춰 일괄 영국 법으로 대체하는 포괄법이다.

-- '소프트 브렉시트' '하드 브렉시트' 의미는?

▲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 간 관계의 정도를 뜻하는 용어다. 하드 브렉시트는 영국이 EU 단일시장 회원국 지위를 유지하려고 EU 기본원칙인 '사람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을 거부하는 상황에 쓰였다. 영국은 EU를 떠나면서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서 이탈한다고 선언했다. EU 단일시장과 새로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교역한다는 것이다. 대신 영국은 EU 시민들에게 사람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영국은 자국으로 이민하는 EU 시민들을 줄이겠다는 목표다.

-- '노딜'(No deal)이 되면?

▲ 메이 총리는 합의 자체가 없이 결별하는 것(no deal)이 나쁜 합의(bad deal)보다 영국에 낫다고 언명했다.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렇게 떠나면 영국과 EU 회원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교역해야 한다.수많은 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 이혼합의금이 최대 쟁점이라는데.

▲ 영국은 독일 다음으로 EU 분담금을 많이 냈다. EU 측은 2014~2020년 EU 예산계획을 확정할 당시 영국이 약속했던 분담금을 포함해 600억유로(약 72조원)를 요구할 계획이다. 영국이 2019년 3월 EU를 떠나지만, 그 이전에 회원국으로 있으면서 약속했던 것을 토대로 장기 예산이 수립된 만큼 이를 책임지라는 요구다. 메이 총리는 EU 회원국으로 있는 동안에는 책임을 이행하겠지만, EU를 떠나서도 그럴 수는 없다고 거부했다.

-- EU 시민권자들의 거주권한도 쟁점인데.

▲ 현재 영국에 사는 EU 시민들은 약 320만명으로 추정된다. 폴란드인들이 80만명 정도로 가장 많다. 이들이 영국이 EU를 탈퇴한 이후에도 지금처럼 살 수 있는 권한을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영국 정부는 EU 27개 회원국에 거주하는 영국 시민 100만명에 대한 거주권한 보장과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영국내 EU 이민자가 줄어드는가?

▲ 영국은 EU 출신과 EU 이외 출신 순이민자(이민유입-이민유출)를 10만명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다. 2015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1년간 EU 출신 순이민자는 16만5천명, EU 비회원국 출신 순이민자는 16만4천명이었다. 영국 정부가 향후 EU 출신 이민자를 어떻게 줄일지는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영국민이 브렉시트를 선택했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EU 이민자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 스코틀랜드는 독립 주민투표를 추진하는데.

▲ 지난해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에선 브렉시트 반대(62%)가 높게 나왔다. 메이 총리가 EU를 떠나면서 EU 단일시장에서도 떠나겠다고 천명하자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스코틀랜드의 브렉시트 찬반 결과는 EU 단일시장 잔류가 스코틀랜드의 이익이라고 주장하며 주민들에게 '하드 브렉시트'와 '독립 국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제2의 독립 주민투표 허용을 영국 정부에 공식 요구하고 나섰다. 2014년 9월 독립 찬반 주민투표는 찬성 45%, 반대 55%로 부결됐다.

-- 북아일랜드-아일랜드공화국 국경은?

▲ 영국의 자치정부인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공화국 사이의 국경이 문제가 된다. 이곳은 자유통행구역으로 돼 있다. 영국은 아일랜드 독립운동이 거세지자 북아일랜드를 제외한 아일랜드 섬 남부(아일랜드공화국)만 독립을 허용했다. 이로 인해 아일랜드에선 1998년 북아일랜드평화협정이 타결되기 이전까지 40년간 유혈 사태가 이어졌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는 평화협정에 따라 아일랜드공화국과 통일을 원하는 민족주의자 정당과 영국 잔류를 원하는 연방주의자 정당이 공동으로 정권을 구성하게 돼 있다. 영국이 EU에서 떠나면 이 국경이 EU의 외부국경이 된다. 지금처럼 사람과 물자의 자유로운 통행이 문제 될 수 있다. 원내 제2당인 신페인당은 영국을 떠나 아일랜드공화국에 합류하는 데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jungw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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