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후폭풍…전통의 문예지들 재정난에 휴간

입력 2017-07-15 15:00  

블랙리스트 후폭풍…전통의 문예지들 재정난에 휴간

계간 문예중앙·작가세계 발행 중단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통권 100호를 넘긴 전통 있는 계간 문예지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잇따라 휴간에 들어갔다.

중앙북스는 문예중앙이 올해 여름호(통권 150호)를 마지막으로 무기한 휴간한다고 15일 밝혔다.

중앙북스 관계자는 "적자가 쌓여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문예중앙시선 역시 계약된 6건까지만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예중앙은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부터 제작비 일부를 지원받아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으로 여겨졌던 문예지다. 그러나 극히 적은 정기구독으로 제작비를 감당하지 못한 채 기약 없이 발행을 중단했다.

계간 작가세계도 올해 봄호(통권 112호)를 끝으로 1년간 휴간하기로 했다.

작가세계 관계자는 "1년간 발행 비용을 마련해 내년 여름호부터 다시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작가세계는 1989년 여름 통권 1호를 내며 창간한 이래 한 차례도 휴간한 적이 없지만 그동안 최수호 대표가 사비를 털어 제작비를 댔다.

문예지가 경제적 어려움에 발행을 중단하거나 아예 접는 일은 최근 몇 년간 수시로 벌어져 왔다. 재작년에는 장애인 문예지 솟대문학이 겨울호(100호)를 마지막으로 폐간했다. 민음사가 1976년부터 낸 세계의 문학도 같은해 겨울호(158호)를 마지막으로 40년 가까운 역사를 접었다.

상시적 재정난에 시달리던 문예지들은 블랙리스트 여파로 지난해 문예지 지원이 끊긴 탓에 아예 고사 위기에 내몰렸다. 절대 다수의 문예지가 적자 상태에서 일종의 사명감으로 연명하던 터였다.

정부는 중단됐던 '우수문예지 발간사업'을 최근 재개했다. 올해 30종 안팎의 문예지를 선정해 500만∼2천4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체 제작비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여서 사비나 단행본 수익으로 문예지 발간비용을 충당하는 상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월간 문예지 편집자는 "잡지마다 다르지만 정부 지원금은 원고료의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되는 수준"이라며 "한정된 예산을 너무 많은 문예지에 나눠주다 보니 출판사들 사이에서는 '우수 문예지' 지원이 맞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꾸준하고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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