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줄에 댐 짓는다고? 이집트-에티오피아 나일강 물전쟁 터질라

입력 2017-12-28 11:00   수정 2017-12-28 17:08

젖줄에 댐 짓는다고? 이집트-에티오피아 나일강 물전쟁 터질라

수단까지 가세…"3개 국 협력체계 갖춰야"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아프리카의 이집트와 에티오피아가 나일 강(江) 상류 댐 건설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이집트는 나일 강 상류에 있는 에티오피아가 초대형 수력발전 댐 건설에 나서자 유입되는 강물이 현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반면 에티오피아는 경제개발 등 차원에서 댐 건설을 강행하고 있어 양국 사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여기에 이집트와 에티오피아 사이에 있는 수단 역시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양국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나일 강은 이집트에는 죽고 사는 문제"라며 "그 누구도 이집트의 강물 할당량에 손대지 못한다"고 공언했다.
에티오피아는 이에 맞서 "나일 강 댐 건설은 에티오피아에도 죽고 사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양국 사이에 있는 수단은 에티오피아의 댐이 완공되면 수단의 강물 사용량이 현재의 할당량보다 늘어나게 돼 이집트의 불만을 사게 될 것이라며 속내를 드러냈다.
이들 3개 국은 지난 11월 에티오피아가 건설 중인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Grand Ethiopian Renaissance Dam)이 몰고 올 영향을 어떻게 관리할지 논의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48억 달러(5조1천500억원 상당)의 공사비가 투입되는 이 댐은 내년 중 완공되면 아프리카 최대 규모가 된다.
현재 공정률은 62%로, 내년 전력 생산용 터빈 2개가 가동된다.
에티오피아는 댐 건설이 경제개발 계획의 핵심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에티오피아 관리들은 회담 결렬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집트 관리들은 나일 강이 3개 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프랑스 컨설팅업체의 연구 용역 관련 조건을 수용하는 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지난 26일에는 사메 쇼쿠리 이집트 외무장관이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로 날아가 협상에 나섰다.
그는 나일 강을 둘러싼 문제는 단순히 좋은 뜻으로 약속하거나 확답하기에는 너무 민감한 '물 안보'(water security)와 관련된 것으로, 이집트가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은행(WB)이 중립적 입장에서 중재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댐이 완공되면 연간 555억 세제곱미터(㎥)의 강물 할당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이집트는 걱정하고 있다.

이는 이집트에 꼭 필요한 최저 수준의 할당량이라는 게 이집트의 주장이다.
특히 댐 완공 후 강물을 채우는 과정에서 할당량이 현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 강물은 에티오피아가 댐을 건설하고 있는 청나일(Blue Nile) 강에서 주로 유입된다.
이집트의 한 비정부기구 관계자는 "현재의 강물 할당량도 충분하지 않다"며 "지금도 강물을 여러 차례 재활용하고 있고 바닷물을 담수화해 사용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에티오피아는 이집트의 우려에 대해 단호한 입장이다.
댐이 완공되더라도 강물 유입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기에 이집트가 555억 ㎥의 강물 할당량을 확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런 할당량은 1959년 이집트와 수단 사이에 맺어진 것일 뿐, 에티오피아는 서명하지 않았다는 것.
에티오피아는 나일 강 북부 이집트와 수단 두 나라가 강물 할당량을 양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에티오피아는 나일 강을 둘러싸고 이집트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못했고 이번에 표출된 것이라는 게 분석가들의 판단이다.
이집트의 오랜 동맹국 수단은 과거 이집트와 겪었던 국경 분쟁 문제를 둘러싼 앙금이 남아 지금은 에티오피아 편을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티오피아 댐이 완공되면 계절에 따라 강물이 늘거나 줄어드는 현상은 사라질 것이고 수단은 농업용수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 3개 국은 댐 완공 후 물을 담고 터빈을 돌리는 과정에서 빚어질 영향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 등을 놓고 여전히 불신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이집트는 에티오피아가 댐 완공 후 얼마나 오랜 기간 물을 담게 될지 알 수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의 강수량을 고려할 때 최소 3년이 소요될 거라는 게 이집트의 예측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3개 국 관계자들이 하루속히 협력체계를 갖춰 공동 대응하다가 나중에는 공동 운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ky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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