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치킨집·헬스장에서도 개막식 본방 사수…"감동의 물결"

입력 2018-02-09 23:11  

[올림픽] 치킨집·헬스장에서도 개막식 본방 사수…"감동의 물결"
남북 단일팀 구성 놓고 의견 분분…"관계개선 계기" vs "아쉬움 많아"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우리나라 전통문화가 이렇게나 세련될 수 있다니 놀랍다. 별들이 하늘에 떴을 땐 눈물이 핑 돌더라. 정신없이 빠져서 TV를 보다가 불 위에 올려둔 냄비를 깜빡해 태울 뻔했다." (직장인 이모(34·여)씨)
"거북선, 다보탑 등 한국의 유산을 살린 공연 내용이 멋있었다. 개막 전에는 정치적·외교적인 문제로 논란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막상 개막식을 보니 그저 뿌듯하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문모(39)씨)
동계올림픽 성화가 9일 밤 강원도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을 밝히는 순간 개막식 현장에 가지 못한 시민들은 벅차오르는 감동에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장소는 중요하지 않았다. 직장인 박모(29)씨는 퇴근 후 기숙사에서 혼자, 대학생 최모(24·여)씨는 서대문구 신촌의 한 치킨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TV로 개막식 생중계를 지켜봤다.
서초구의 한 고깃집에서는 손님들이 불판에 고기를 구우랴, TV 중계를 보랴 정신이 없었다. 개막 공연이 펼쳐지는 동안 "와!", "이야∼"와 같은 감탄사를 연신 내뱉었다.
특히 통가 선수단이 입장할 때 기수가 맨몸으로 등장하자 중년 남성들이 "저게 뭐야"라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벗었던 안경을 다시 썼고, 남북이 공동입장할 때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외치며 박수를 치고 휘파람을 부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모(32)씨는 사무실에 남아 야근을 하면서 틈틈이 인터넷으로 개막식을 챙겨봤고, 주부 박모(56)씨는 강남구의 한 헬스장에서 사이클을 타며 TV로 생중계를 봤다.
버스정류장과 지하철역에서도 스마트폰을 들고 개회식을 즐기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버스를 기다리던 한 대학생 커플은 이어폰을 나눠 꽂은 채 "한국 차례 언제야", "북한이랑 같이 마지막에 나온다던데"라며 기대에 들뜬 표정을 지었다.

기차역·버스터미널·공항 등 다중이용시설 곳곳에 설치된 TV 앞에는 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반짝이는 눈으로 개막식 공연을 지켜봤다. 선수단이 입장할 때 나오는 배경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역 안에는 찬 바람이 끊임없이 새어 들어왔지만, 시민들은 털모자와 마스크를 쓴 채로 몸을 한껏 웅크리면서도 TV 앞을 떠나지 않고 화면을 응시했다. TV 볼륨이 작아 해설은 듣지 못해도 시각적인 즐거움을 만끽하는 듯했다.
오후 9시 12분께 남북 선수단이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한반도기를 흔들며 공동 입장한 것을 놓고는 견해가 분분했다.
여자아이스하키 등 단일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잡음이 흘러나왔던 탓이다.
직장인 윤모(38)씨는 "우여곡절이 많긴 했지만 남과 북이 한 깃발을 들고 함께 손잡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니까 감격스럽다"며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남과 북이 서로를 좀 더 잘 이해하고 남북관계가 개선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최모(25·여)씨는 "남북공동 입장을 보니까 그냥 기분이 좋아지더라. 누가 한국사람인지, 북한사람인지 모를 정도로 한민족인 것을 실감했다"며 "다 같이 웃으면서 들어오는 것 보니 빨리 통일이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반면 울산에 사는 김모(65)씨는 "북한을 올림픽에 초청하는 것까지는 괜찮으나, 단일팀이나 여러 가지 준비 절차 등 너무 북한에 정성을 쏟는다는 느낌이었다"면서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관계가 개선된다는 확신도 없지 않느냐"며 고개를 저었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성주로 내려간다는 송성찬(18)군은 "남북 단일팀을 꾸렸다는 소식을 듣고 몇 년을 같이 훈련했을 우리 선수들이 안쓰러웠다"며 "각자 출전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고 안타까워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평창올림픽', '#올림픽' 등 해시태그가 달린 글과 중계화면 사진이 잇달아 올라오면서 올림픽의 감동을 공유했다.
트위터 아이디 'kd******'는 "우리나라 선수단이 입장할 때 '코리아'라고 하니까 좀 뭉클했다", 'rach****'는 "남북한 공동입장. 가슴 뭉클하게 하는 무언가. 너무나 감격스러운 순간!"이라는 글을 올렸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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