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대보초 3만년간 5차례 멸종위기 극복…이번엔 미지수

입력 2018-05-29 10:50  

호주 대보초 3만년간 5차례 멸종위기 극복…이번엔 미지수
바다나 육지로 이동, 회복과정 수천년 걸려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호주 대보초(大堡礁·Great Barrier Reef)가 지난 3만 년간 다섯 차례나 멸종 위기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바닷물 수온 상승과 산성화로 백화현상을 겪으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지금이 여섯 번째 위기인 셈이다. 대보초가 그간의 멸종 위기를 과학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유연하게 극복해 왔지만 가장 심각한 것으로 보이는 이번 위기도 넘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한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대학 해양지질학자 조디 웹스터 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실린 논문을 통해 대보초가 해수면이 상승하거나 낮아지는 등의 환경변화에 맞춰 육지나 바다 쪽으로 연간 20~150㎝씩 이동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대보초가 약 3만 년에 걸쳐 대륙의 얼음층이 늘거나 줄면서 초래한 변화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10년간 연구를 해왔다. 우선 수중 음파탐지기를 이용해 과거에 산호초가 살았을 곳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가려낸 뒤 20곳에 구멍을 뚫어 화석과 침전물이 있는 암석을 채취해 분석했다.
그 결과, 마지막 빙하기에 기온이 가장 낮게 내려간 약 2만1천년 전의 '마지막 빙하 최대기'(Last Glacial Maximum)에 해수면은 지금보다 120m가량 낮아졌다. 대보초는 수면이 낮아져 공기에 노출되면서 찾아온 두 차례의 멸종위기를 바다 쪽으로 이동하면서 넘겼다. 일부 산호는 호주 대륙붕 끝 부분까지 서식지를 옮겼다. 이후 반대로 얼음층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1만7천~1만년 전에 닥친 세 차례의 위기는 육지 쪽 이동으로 극복했다. 해수면 상승은 육지에 쌓여있던 침전물을 바다로 끌어들여 햇빛을 차단함으로써 산호초 성장을 위협한다.
대보초는 멸종으로 치닫다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지만 회복 과정은 수백에서 수천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웹스터 연구원은 AFP통신과의 회견에서 대보초가 과거처럼 조금씩 이동하는 것만으로는 현재의 환경적 변화에 대처할 수 없다면서 지금과 같은 속도로 해수면 온도나 산성화가 진행되는 것을 겪어보지 못했으며, 이는 앞으로 더 빨라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로서는 해수면 변화보다는 수온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수온상승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산호초가 공생관계에 있는 조류를 내쫓아 '바다의 사막화'로 불리는 대규모 백화현상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지구가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된 지난 2016년 한 해에만 대보초의 3분의 1 가까이가 죽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산호초는 바다 생물의 4분의1 가량에 서식지를 제공하며, 백화현상은 이런 산호초를 질병에 취약하게 만들어 결국 죽게 만든다.
산호초 생태학자 마크 어킨은 사이언스와의 회견에서 대보초가 겪은 여러 차례 위기들은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면서 이번 연구결과는 지금 우리가 바다에 하는 행동이 극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다시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보초가) 금방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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