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 넘어 관계의 미래 상기하는 '2018 TV는 사랑을 싣고'

입력 2018-12-13 07:00  

복고 넘어 관계의 미래 상기하는 '2018 TV는 사랑을 싣고'
아날로그 감성에 다큐·예능 접목해 시청률 10% 돌파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1994년부터 2010년까지 방송하면서 KBS 1TV 간판 교양 프로그램으로 일컬은 'TV는 사랑을 싣고'가 부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우려하는 시선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페이스북에 카카오톡에, '구글링' 한 번이면 지인 하나쯤은 쉽게 찾을 수 있는 시대에 옛 동네로, 학교로 찾아가 학생기록부까지 뒤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돌아온 '2018 TV는 사랑을 싣고'는 그런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깼다.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알맹이는 유지하되, 스타 의뢰인이 MC들과 함께 거리로 나서 추억 장소를 톺아보는 방식을 도입해 훨씬 감성이 진해졌다.


어릴 적 '삼총사' 중 한 명을 먼저 떠나보내고 소원해진 남은 멤버를 찾은 개그맨 박수홍을 시작으로 무명시절 은인인 혼혈가수 샌디김을 부른 가수 설운도, 학창시절 라이벌을 찾아 나선 원로배우 최불암, 뒤늦게 은사의 죽음을 접하고 통한의 눈물을 흘린 배우 원기준, 아픈 가정사를 고백한 가수 현진영, 미8군에서 함께 노래한 후배와 재회한 현미까지.
길로 직접 나서 장소마다 깃든 추억을 되새기는 스타들 모습은 한 편의 로드무비 또는 각기 색이 다른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그저 스튜디오에서 수동적으로 '그 사람'을 기다리기보다는, 현장에서 추억을 되살린 후 만나는 게 의뢰인에게도 시청자에게도 훨씬 생생한 감동을 선물한다.


의뢰인들 만족도 역시 크다. 설운도가 샌디김을 찾는 장면을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방송에서 밝힌 현미처럼 섭외 전에 먼저 출연하고 싶어하는 스타도 줄을 섰다. 또 의뢰가 성사된 후에는 연이어 "고맙다"는 인사가 쏟아진다고.
'2018 TV는 사랑을 싣고' 정택수 CP는 최근 전화인터뷰에서 "출연자들께서 촬영 후에 '이런 경험을 하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해주실 때면 가장 보람이 크다"며 "특히 설운도 씨는 방송 후 지인들이 당신의 인간적 매력에 대해 새삼 언급하더라고 하셨다"고 웃었다.
제작진 역시 1990년대보다 2018년에 사람 한 명을 찾기는 훨씬 쉽지 않을까 걱정 아닌 걱정을 했지만 박수홍 편만 해도 사람 찾기에 두 달이 넘게 걸렸을 정도로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SNS가 아무리 발달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하지 않는 사람도 많고, 그렇게 숨어버린 사람들은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더욱 찾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양', '가'가 수두룩한 남의 학생기록부도 맘껏 펼쳐본 1994년과 그렇지 못한 2018년은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다. '2018 TV는 사랑을 싣고'가 단순한 복고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과 배경까지 엿보는 프로그램인 이유다.



무엇보다도 '사람과 사람의 만남' 자체가 과거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담아내야 한다.
정 CP는 "처음에 '리부트' 프로그램을 할 때는 역시 걱정도 많았다"며 "한 프로그램을 부활할 때는 시청률 40% 찍던 시절의 기억만 있지 종영 무렵 힘겨웠던 기억은 거의 없지 않으냐. 그러나 사람과 사람의 만남, 그 영속적 가치에 주목하고 그에 새로운 것을 가미해 재발견할 수 있도록 한 게 유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날로그 감성에 현시대의 메시지와 배경을 더한 '2018 TV는 사랑을 싣고'는 첫 회 8.3%(닐슨코리아) 시청률을 기록한 이후 11회 현미 편에서 9.4%(수도권 기준 10.1%)로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고르게 호평받는다. 신규 프로그램들이 줄줄이 5% 시청률도 넘기기 힘든 요새 큰 수확이다.
트렌디한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지는 요즘, 교양과 예능, 다큐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공영방송 프로그램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2018 TV는 사랑을 싣고'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방송한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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