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예방 CCTV가 납치 도구가 된다면…영화 '왓칭'

입력 2019-04-11 09:49  

범죄예방 CCTV가 납치 도구가 된다면…영화 '왓칭'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하루 평균 83회, 9초에 한 번…. 대한민국 국민이 CCTV에 노출되는 정도다.
오는 17일 개봉하는 '왓칭'은 이처럼 도처에 깔린 CCTV에 문제를 제기하는 공포 스릴러 영화다. 범죄예방을 위한 CCTV가 반대로 범죄의 도구가 된다는 역발상에서 출발한다.
크리스마스이브, 이날도 어김없이 야근하던 영우(강예원 분)는 회사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납치당한다. 마침 휴일을 맞아 건물은 점검을 위해 폐쇄된 상황. 영우는 범인의 감시를 피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한다.
영화는 일상의 공간, 일상의 물건이 공포의 대상으로 바뀌었을 때 두려움이 더 커지는 점을 노린 듯 하다. 일상의 공간인 지하주차장이 지옥이 되고 범죄를 예방해주는 CCTV는 감시의 도구로 바뀐다. 관객은 '혹시 나도?'라는 상상을 한 번쯤 할 법하다. 초반부 화면 가득 CCTV 화면을 계속 비추며 마치 관객이 CCTV를 범인과 함께 보고 있는 듯한 느낌도 준다.
영우에 대해 왜곡된 감정을 지닌 납치범 준호(이학주)는 모든 것이 일방적인 인물로 설정됐다. 그는 영우에게 말을 걸고 일방적으로 말한다. 둘 사이에 대화는 이뤄지지 않는다. 본다는 행위 자체도 일방적인 것이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기시감이 느껴지는 스토킹이나 관객의 짜증을 유발하는 납치범의 말투 등 단편적이고 자극적으로만 설정된 납치범 캐릭터는 아쉽다.


후반부에서는 스너프 동영상(실제 살인을 오락거리로 보여주는 영상)이 나오며 영화 메시지를 사회문제로까지 확장한다. 다만 개연성은 다소 부족하다. 최근의 '버닝썬 사태'로 불거진 불법 촬영물 문제가 떠오르는 지점이기도 하다.
최근 언론시사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연출을 맡은 김성기 감독은 "지하주차장이 제한된 공간이고 배경이 다 비슷해 카메라를 총동원했다"며 "서스펜스, 스릴러를 만드는 데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긴장감을 더하려 온갖 자극적인 설정을 쏟아부었다. 강인한 여자 주인공이 끊임없이 탈출을 시도하고 또 성공하는 듯하나 여러 가지 요인이 그를 막는다. 이러한 과정이 충분히 예상 가능한 데다 끊임없이 반복되다 보니 피로감이 몰려올 수밖에 없다. 오히려 중심 소재인 CCTV는 긴장감 조성에 전혀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못한다.
기자간담회에서 감독이 밝혔듯 이 영화는 2007년작 영화 'P2'의 리메이크다. 원작은 국내에 개봉하지 않았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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