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시집 낸 정태춘 "힘들었지만 행복하기도 했다"

입력 2019-04-25 15:57  

15년 만에 시집 낸 정태춘 "힘들었지만 행복하기도 했다"
시집 '슬픈 런치'·노래에세이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 출간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가수 겸 작곡가 정태춘은 서정적이고 저항적인 노랫말로 '음유시인'으로 불린다. 그는 실제로 시집을 낸 시인이기도 하다.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이 다양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정태춘의 이야기를 글로 만날 수 있는 책 4권이 출간됐다.
'슬픈 런치'는 정태춘의 신작 시집이다. 그가 시집을 출간하는 것은 2004년 펴낸 첫 시집 '노독일처' 이후 15년 만이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여전히 세상의 부조리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더 원숙해진 시선으로 시대의 아픔을 끌어안는다.
출판사 천년의시작은 이번 시집을 펴내면서 정태춘의 첫 시집 '노독일처'도 복간했다.
이와 함께 정태춘의 노래에세이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도 나왔다.
노랫말과 함께 노래에 얽힌 사연이나 기억 등을 담은 짧은 글을 실었다.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각 펴냄)는 정태춘·박은옥 부부의 음악과 행적을 조명하는 헌정출판물이다.
김창남 성공회대 교수, 이은 명필름 대표, 소설가 박민규, 임순례 감독 등 문화예술계 인사 39명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정태춘의 붓글 등이 전시 중인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태춘은 "새 시집에는 첫 번째 시집과 같은 맥락에서 내가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방식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노래에세이에 대해서는 "살을 붙이다 보니 산문을 쓰는 게 시나 노래를 쓰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며 "내 작업 과정을 정리하고 마감한다는 무게감에 어떻게 풀어낼지 고민했는데, 쭉 이야기하다 보니 회고록 같은 느낌이 들어 각별하다"고 말했다.
책에는 서정적인 노래를 불렀던 초기부터 거리와 집회 현장에 나서고 음반 사전검열 폐지를 끌어내는 등 사회적 모순에 맞섰던 활동까지 그의 노래와 인생이 담겨 있다.
책 후기에 정태춘은 "돌이켜보면 난 참으로 복이 많은 사람이었다. 때론 많게 때론 적게라도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사실, 이 책은 바로 그분들의 책이다"라고 적었다.
간담회에서 그는 "시대에 저항한다고 힘들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많은 사람과 같은 꿈을 가지고 연대감을 느끼는 활동을 할 수 있어서 굉장히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문학평론가 유성호 한양대 교수는 신작 시집에 대해 "시인 정태춘이 한국 사회를 더 폭넓게 보면서 휘황찬란한 성장 이면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 같은 시를 썼다"며 "시인 자신과 함께 늙어온 시간에 대한 헌사"라고 평가했다.
헌정출판물에 참여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임순례 감독은 "정태춘·박은옥 부부는 사회적으로 힘든 일이 많았던 386세대에게 정신적으로 버티게 해주고 어느 길로 걸어가야 할지까지 알려준 숲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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