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지구는 없다"…전세계 청년 수백만 기후변화대응 촉구(종합)

입력 2019-09-21 18:02  

"또다른 지구는 없다"…전세계 청년 수백만 기후변화대응 촉구(종합)
서울 등 전세계 수천 곳에서 400만명 참가 추산…남극 과학자·'IT공룡' 직원도
뉴욕 시위대 "우리에게도 미래 있어야"…'청소년 환경운동 아이콘' 툰베리도 동참
'수몰 위기' 남태평양 섬나라 어린이들 "수몰 안되도록 맞서 싸울 것"
NYT "현대사에서 빈부 초월한 광범위한 청년운동 매우 드문 사례"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임성호 기자 =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청소년들이 20일(각국 현지 시간) 지구촌 곳곳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와 기후변화 위기를 해결하지 못한 정치권과 기성세대를 향해 항의의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를 주최한 환경보호단체 '350.org'는 이날 한국 서울을 비롯한 전 세계 160여개국 수천 개 도시 또는 마을에서 펼쳐진 기후변화 대응촉구 시위에 약 400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다고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경찰은 베를린 시위에 10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했고, 호주 멜버른과 영국 런던에서도 비슷한 수의 청년이 시위를 벌였다.


미국 뉴욕에서는 6만 명이 로어맨해튼 거리를 행진했다고 시 당국이 밝혔으나, 주최 측은 참가 인원이 25만 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필리핀 마닐라, 우간다 캄팔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등 다른 대륙의 주요 도시에서도 역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수만 명이 각각 거리로 몰려나왔다.
심지어 남극에서도 과학자들이 집회를 했다고 NYT는 전했다.
청소년 환경운동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스웨덴의 10대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는 이날 뉴욕 집회에 참석해 "지금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우리"라면서 "다른 사람들이 행동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툰베리는 "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변화는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는 안전한 미래를 요구하는 것이다. 그게 지나친 요구인가"라고 반문했다.
뉴욕 집회 참가자들은 도심을 행진하면서 "당신들에겐 미래가 있었다. 우리도 그래야만 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뉴욕 외에 미국 50개 전역에서 비슷한 집회가 열렸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화석연료를 거부하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은 학생 수백 명이 시청까지 가두 행진을 벌였고, 유명 배우 돈 치들과 제인 폰다도 여기에 동참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같은 주에 있는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한 베이에어리어 일대에서도 청소년 수천 명이 나서서 기후변화 대처를 요구했다. 구글을 비롯한 거대 IT 기업 종사자들도 별도의 집회를 열었다.
이날 미 각지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지구를 다시 위대하게"(Make The Earth Great) 라는 글귀가 눈에 띄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MAGA)를 패러디한 것으로 기후변화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에서는 최악의 산불 사태를 겪고 있는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 원주민들이 시위에 참여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퇴진과 그의 아마존 개발 정책 폐기를 주장했다.
또 프랑스 파리에서는 10살짜리 청소년들도 수업을 거부하고 거리로 나와 "자본주의 반대", "우리를 구경만 하지 말고 동참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는 "이 행성은 상상 속의 내 남자친구보다 더 뜨거워지고 있다"는 장난기 어린 현수막도 등장했고, 인도 뭄바이에서는 빗속에서도 자기 몸보다 큰 비옷을 입은 어린이들이 거리 행진을 했다.



태국 방콕에서는 '태국의 툰베리'로 불리는 소녀 환경운동가 릴리 사티탄사른(12)이 쇼핑몰에서의 비닐봉지 사용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석해 "우리가 미래이며, 우리는 좀 더 나은 삶을 누려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지구 온난화의 여파로 해수면이 상승해 수몰 위기에 놓인 바누아투, 솔로몬 제도와 키리바시 등 남태평양 섬나라에서도 어린이들이 "우리는 수몰되지 않는다. 맞서 싸울 것"이라고 외쳤다.
근래 기후변화로 촉발된 것으로 여겨지는 가뭄과 산불 및 홍수에 시달린 호주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은 참가 인원이 30만 명을 웃돌았다고 밝혔다.
NYT는 현대사에서 부자 나라부터 가난한 나라에 이르기까지 청년 운동이 이토록광범위하게 펼쳐진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번 시위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를 사흘 앞두고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과감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추진됐으며 호주와 남태평양 섬나라들을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미주까지 150여개국에서 진행됐다.
전례 없는 규모로 열린 이번 집회를 전후해 기후변화 대응을 약속하는 세계 정계 및 재계의 움직임도 이어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030년까지 최소 1천억유로(약 131조원)를 투자해 에너지·산업 부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전기차 보급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20일 선언했다.
전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0'으로 전환하며 파리기후협정을 10년 앞당겨 달성하겠다는 '기후 서약'(Climate Pledge)에 첫 서명자로 참여하고. 다른 기업들도 이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firstcircle@yna.co.kr
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