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속 만난 트럼프·우크라 대통령…외압은 모두 부인(종합)

입력 2019-09-26 10:53   수정 2019-09-26 13:54

탄핵정국 속 만난 트럼프·우크라 대통령…외압은 모두 부인(종합)
트럼프 '탄핵론 촉발 통화' 당사자와 정상회담…젤렌스키 "美대선 개입 안 원해"
트럼프 "탄핵, 끝난 얘긴 줄 알았는데" 한탄…"통화, 죄 없고 친절한 내용"
'러 스캔들' 수사중 작년 7월 푸틴과 '헬싱키 회담' 닮은꼴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하채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추진을 촉발한 통화 당사자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2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이 유엔총회 기간 뉴욕을 방문한 시점에 맞춰 이뤄진 이번 회담은 공교롭게도 미 정가를 뒤집어놓은 전화통화의 당사자간 만남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두 정상은 모두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압력을 느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나는 민주적이고 개방된 미국 선거에 개입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우리는 좋은 통화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정상적이었다"고 답변했다.
이어 "우리는 많은 것들을 얘기했다. 여러분이 그것(녹취록)을 읽었겠지만 아무도 나를 밀어붙이지 않았다"며 외압 의혹을 부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끼어들며 "달리 말하면 압력이 없었다. (그의 답변에) 감사하다"고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도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통화 녹취록 공개에 관한 질문에 "그(젤렌스키)가 압력을 안 받았다고 말한 대로, 그는 압력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5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민주당의 대선 주자 중 선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의 비리 의혹을 조사해 달라는 외압을 행사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민주당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며 하원의 탄핵 조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통화 녹취록을 전격 공개하며 반전을 시도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진 회담이기도 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내가 그를 유명하게 만든 것보다 나를 더 유명하게 만들었다"는 농담으로 이날 만남의 공개 회담을 시작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모든 종류의 부패를 강력하게 조사하고 있다며 신뢰를 보냈으며, 그의 평판에 대해 "매우 훌륭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통화 때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언급이 우크라이나의 부패 척결 필요성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명해 왔다.
탄핵 추진을 발표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길을 잃었다. 급진 좌파에 접수됐고, 그 자신이 급진 좌파일지 모른다"며 "불행하게도 그는 더이상 하원 의장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조만간 백악관을 방문하기를 희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날짜를 주는 것을 잊어버렸었다고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미 언론은 러시아와 갈등 관계인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희망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온적 태도를 보였고, 여기에는 바이든 전 부통령과 관련한 조사 문제가 연결됐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백악관이 지난 7월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내용만 공개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정상회담은 지난해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핀란드 헬싱키회담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있다.
당시 미국에서는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 때 트럼프 선거캠프가 공모한 혐의에 대한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개입 의혹을 부인하는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감싸는 모습을 보여 저자세 외교라는 혹평을 받았다.
특히 러시아가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미 정보당국의 조사 결과를 불신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두고 국가 지도자로서 부적절했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이날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내년 대선에서의 재선성공을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으로 탄핵 조사가 이뤄지는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기나긴 탄핵 조사에 임할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억하심정을 쏟아냈다.
그는 "뮬러 보고서(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결탁 의혹을 조사한 특검보고서)에서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며 "우리가 이긴 줄 알았다, (탄핵 추진은) 끝난 건 줄 알았다"고 한탄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어 "왜 그들은 조 바이든 부자(父子)는 심문을 안 하는 건가? 민주당이면 자동으로 보호를 받는다"고 자문자답했다.

통화 녹취록을 공개한 이유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그가 '가짜 뉴스'라고 칭하는 주류 언론에 책임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네가 통화 내용에 대해 그런 거짓말을, 그런 끔찍한 얘기를 하고 있다"면서 "그 통화는 실제로 아무 죄가 없고 매우 친절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어떤 대통령도 내가 당한 일을 겪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USA투데이는 전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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