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차이잉원 승리에 수만 대만 지지자 열광…"중국은 보라"

입력 2020-01-12 02:58  

[르포] 차이잉원 승리에 수만 대만 지지자 열광…"중국은 보라"
차이잉원 타이베이서 지지자들에 인사…"민주의 보루 지키자"
홍콩인들 '원정 축하'에 대만인들 '5대 요구' 다섯 손가락 펴 화답


(타이베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2020, 대만은 이긴다!"
대만의 총통 선거가 치러진 11일 밤, 타이베이(臺北) 민주진보당 당사 앞 거리에 모여든 수만 명의 지지자들은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재선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소식이 날아들자 민진당의 대선 구호를 연호하며 일제히 환호했다.
행사장 일대는 민진당을 상징하는 연녹색과 분홍색 깃발들로 온통 뒤덮였다.
한궈위(韓國瑜) 국민당 후보가 공식적으로 패배를 인정한 직후 차이 총통이 감사 인사를 위해 행사장 중앙 무대에 오르면서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지지자들은 차이 총통이 오르자 "총통 안녕하세요"(總統好)를 끊임없이 외치며 차이 총통을 열광적으로 맞이했다.
환호성이 끊이지 않아 한참 만에야 연설을 시작한 차이 총통은 중국의 거센 압박에 맞서 '대만 수호'를 전면에 내세운 자신을 뽑아준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말을 건넸다.
그는 "대만 인민들이 보여준 용기에 감사하다"며 "우리가 함께 이 자유의 땅, 민주의 보루를 지켜나가자"고 역설했다.
차이 총통은 선거 후 대만이 다시 화합할 때라는 메시지도 강조했다.

그는 "대만인들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어느 정당이 총통이 되든 간에 선거 후에는 서로를 포용하는 것"이라며 "내일부터는 대립을 거두고 서로를 포용하자"고 제안했다.
차이 총통의 연설이 끝나자 지지자들은 '총통 힘내라'라는 뜻의 '총통 자유'(總統加油)를 연호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지지자들은 선거 승리의 기쁨에 한껏 고무된 표정이었다.
디자이너인 양(陽·31)씨는 "오늘의 선거 결과가 너무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중국은 자기들의 각도에서 우리 대만인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선거를 통해 스스로의 권리를 쟁취하는 민주주의 체제서 살고 있고, 이런 생활 방식을 바꾸고 싶지 않다는 것을 중국이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차이 총통의 당선 자축 행사장에는 홍콩인들도 다수 찾아와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 승리를 축하해 눈길을 끌었다.
홍콩 시위대의 전형적인 차림새인 검은 옷을 입고 고글을 쓴 한 남성은 "나는 홍콩인입니다. 우리가 갖고 싶어하는 진정한 선거의 모범을 보여 줘 감사합니다"라고 쓴 종이를 펼쳐 들고 있었다.
이를 본 차이 총통 지지자들은 홍콩 시위대의 구호인 '광복홍콩, 시대혁명'(光復香港 時代革命)'을 큰 목소리로 외치며 적극적인 연대의 뜻을 드러냈다.
또 차이 총통 지지자들은 홍콩인들이 시위할 때처럼 머리 위로 손을 들고 다섯 개의 손가락을 모두 펼쳐 들기도 했다.

다섯 개의 손가락은 행정장관 직선제, 경찰 폭력 진상 조사 등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를 상징한다.
홍콩인들이 모여 '고마워요 대만'을 연호하면 옆을 지나가는 차이 총통 지지자들이 '홍콩 힘내라'로 화답하는 모습은 홍콩과 대만 모두에서 반중 정서가 높아진 현실을 반영하는 듯했다.
작년 6월부터 시작된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 사태는 대만에서 중국이 요구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면서 차이 총통 연임 성공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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