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기업 재택근무 연장…"스마트워크 확산 계기도"

입력 2020-03-08 08:01   수정 2020-03-08 10:29

코로나 장기화에 기업 재택근무 연장…"스마트워크 확산 계기도"
'일하는 방식 혁신' SK, 이달 말까지 연장…한화도 재택근무 동참
제조업은 '그림의 떡'…삼성전자·LG전자 등 '전사 출근 체제'
현대차 '정상적 업무 전제' 재택근무…"연구소 등 사실상 제외"


(서울=연합뉴스) 업계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대기업들이 재택근무 기간을 늘리거나 새로 도입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재택근무를 시작했지만,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화두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DX)을 시험하는 기회로도 활용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제조업체 상당수는 '전사 출근' 체제가 유지되고 있으며 보안과 장비 등의 문제로 연구개발(R&D) 직종 등은 재택근무가 제한되고 있다.

◇ 엎어진 김에 쉬어가는 기업들…"디지털 전환 가속화"
8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지난달 말부터 재택근무를 도입한 대기업들은 사태 장기화에 따라 속속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주요 그룹 가운데 재택근무에 가장 적극적인 SK는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와 지주사인 ㈜SK가 재택근무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늘렸다.
또한,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 등 주요 계열사들도 각급 학교의 개학 연기 기간에 맞춰 22일까지 2주 더 재택근무한다.
SK그룹은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우한(武漢)에 현지법인이 있고, 주재원이 확진자로 판정받았다는 점 등에 따라 이번 사태에 각별히 대응하는 양상이다.
아울러 '딥 체인지(근본적 변화)'를 강조하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방침에 따라 일하는 방식의 혁신(스마트 워크)을 꾸준히 추진했다는 점도 재택근무에 적극적인 배경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가상 데스크톱 환경(VDI) 구축, 공유좌석제 등 '스마트 워크'를 이미 시행하고 있어 재택근무에도 업무상 혼선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급작스러운 시행에 따라 기존 시스템의 보완 필요성도 제기됐다. SK 일부 계열사는 보안 문제로 제한했던 카카오톡 PC 버전 설치를 한시적으로 허용했으며, 시스코의 화상회의 시스템인 웹엑스 활용 등을 권고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클라우드 시스템 개선과 스마트폰 화상회의 등 추가 시스템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4일부터 재택근무에 동참했다. 한화솔루션[009830] 등 주요 계열사는 절반씩 출근하는 '2부제 재택근무'와 공동휴가 등을 도입했으며 기한은 정하지 않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재택근무를 위한 별도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다"며 "외부에서 접속할 때 스마트폰으로 본인인증 하는 시스템 등 기존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두산[000150]과 효성[004800], 코오롱[002020] 등도 순환제 또는 사무직 50% 수준의 자율적 재택근무 등의 기간을 13일까지 연기했다.
이처럼 대기업들은 이번 대규모 재택근무 시행을 4차 산업혁명과 주52시간제 시행 등에 대비해 구축한 스마트워크 환경을 시험하는 계기로 활용하는 양상이다.

대기업 관계자는 "재택근무로도 업무 지속성이 확보된 것을 확인한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각종 사무실 임대료, 관리비 등 비용절감 측면으로도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S그룹은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서울 용산사옥을 이틀간 폐쇄하고 재택근무를 시행한 것을 계기로 스마트워크 투자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6일 임직원에게 보낸 격려 메시지에서 "경기 침체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클라우드 업무 환경 등에 대한 투자는 더욱 늘리는 한편, 비용 절감과 불요불급한 투자 축소 등을 통해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제조업·R&D 등 '재택근무 불가'…"업무 연속성 보장 어려워"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는 '전사 출근' 체제를 유지하는 등 제조업 기반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태 초기부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업무지속계획(BCP)을 수립했지만, 사무직도 출근하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는 SK그룹 차원의 재택근무에서 제외됐다. SK하이닉스는 임신부 특별휴가 기간을 기존의 '2.25∼3.8'에서 22일까지로 늘리고 가족돌봄휴가 사용일을 10일에서 30일로 확대했지만, 재택근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보안, 기술개발 연속성, 생산시설 24시간 가동 등의 특수성 때문에 재택근무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클라우드 시스템을 점검했지만,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사무직만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생산직과 영업직 등에서 불만이 나올 수 있고 정상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 역시 재택근무가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자율 재택근무 체제를 1주일 더 운영하기로 했다. 팀 단위로 업무에 영향이 없는 선에서 결정하며 임신부와 기저질환이 있는 직원은 재택근무 권고 대상이다.
다만, 현대차는 재택근무 연장의 전제 조건으로 '업무 품질을 확보하고, 적시에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등 정상적인 업무 수행을 유지하며 신차개발 일정을 준수할 것' 등을 제시했다.
또한, 사내 장비와 시스템을 활용하는 필수 업무의 재택근무는 제한할 수 있도록 했으며 보안관리 측면에서도 제한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현대차 남양연구소는 사실상 재택근무가 제한되자 노동조합과 사측 간 갈등도 불거졌다.
아울러 제조업 기반 대기업은 협력사들과 상시로 공동 작업해야 하는 특성 등도 있어 재택근무가 쉽지 않다.
경북 구미에 공장을 둔 대기업 관계자는 "사업장 예방 조치를 대폭 강화했지만, 기업들 구미 사업장에서 연일 확진자가 나와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듯하다"며 "제조업체에 재택근무는 다른 세상 얘기"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화 등 방산업체는 군사보안 차원에서 인터넷망과 분리된 전산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재택근무가 불가능하다.
justdu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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