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독단에 반발 확산…1980년대 시위 정국 재현되나

입력 2020-06-02 07:37  

브라질 대통령 독단에 반발 확산…1980년대 시위 정국 재현되나
민주주의 수호 주장·선언 잇따라…헌법기관에 대한 대통령의 공격적 발언이 빌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독단적 행태에 반발해 민주주의 수호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것과 관련, 1980년대 민주화 시위 정국이 재현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의회와 대법원 등 헌법기관에 대해 잇따라 공격적 발언을 하면서 과거 '지레타스 자'(Diretas ja, '지금 당장 직접선거를'이라는 뜻)로 불리는 민주화 운동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 말기인 1984년에 절정에 달한 '지레타스 자'는 군사정권 종식과 대통령 직선제를 끌어내 브라질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 위대한 시민운동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국정운영 방식에 대해 거부감이 확산하면서 전통 매체와 소셜미디어(SNS)에는 민주주의 수호를 촉구하는 글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SNS상에 '함께 가자 운동"이라는 '반 보우소나루' 자발적 모임이 결성됐으며 이틀 만에 15만명이 서명했다.
이 모임은 성명서를 통해 "과거 '지레타스 자' 운동 당시처럼 지금은 모든 논란을 중단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뭉쳐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퇴진을 위한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단결을 촉구한 것이다.



이어 전날에는 법학 교수를 포함한 법률 전문가 720여명이 '이제 그만!'이라는 제목 아래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밖에도 인권·환경 등 각 분야의 시민단체들이 성명서를 내며 반 보우소나루 진영에 가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의 세우수 지 멜루 선임 대법관이 현재의 브라질 정국을 아돌프 히틀러 치하의 독일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발언해 주목된다.
멜루 대법관은 다른 대법관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은 민주주의를 증오하면서 군사독재를 원하고 있다"면서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려는 시도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현재 나타나는 '반 보우소나루' 기류가 대통령 탄핵이나 자진 사임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으나 탄핵·자진 사임에 대해서는 아직은 반대 의견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서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33%·부정적 43%·보통 22%로 나왔다.
의회의 대통령 탄핵 추진에 대해서는 반대 50%·찬성 46%로 나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자진 사임에 대한 의견은 반대 50%·찬성 48%였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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