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 보이던 성상교세포, 염증 생기면 '뉴런 킬러' 돌변"

입력 2020-06-03 17:01  

"착해 보이던 성상교세포, 염증 생기면 '뉴런 킬러' 돌변"
실제 뇌와 유사한 줄기세포 실험서 첫 확인
뉴욕 줄기세포 재단 연구소, 저널 '뉴런'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사방으로 뻗은 돌기 때문에 별처럼 보이기도 하는 성상교세포(Astrocytes)는 뇌와 척수에서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혈뇌장벽 통과 제어, 신경세포(뉴런) 영양 공급 및 이온 농도 조절, 노폐물 제거, 식세포 작용, 신경조직 복구 등이 모두 성상교세포가 관여하는 일이다.
그런데 신경 퇴행 질환이 생기면 좋은 일만 하는 듯했던 성상교세포가 뉴런을 죽이는 악역으로 돌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는 특히 인간의 줄기세포에서 배양한 성상교세포를 갖고 실험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금까지 성상교세포에 관한 연구는 주로 생쥐를 모델로 이뤄졌다. 그러나 생쥐의 성상교세포는 기능과 구조 등이 인간의 그것과 완전히 같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는 미국 '뉴욕 줄기세포 재단(NYSCF)' 연구소의 발렌티나 포사티 박사팀이 수행했다. 관련 논문은 3일 과학 저널 '뉴런(Neuron)'에 실렸다.
포사티 박사팀은 앞서 뇌의 면역세포인 소교세포(microglia), 신경 신호 교류를 돕는 희돌기교세포(oligodendrocyte) 등 교질 세포를 줄기세포에서 분리하는 내용의 프로토콜(연구 계획서)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성상교세포에서 발현하는 CD49f라는 단백질 표지를 찾아내 이번 연구에 활용했다.
CD49f와 함께 분리된 줄기세포 유래(stem-cell-derived) 성상교세포는 실제로 뇌에서 발견되는 성상교세포와 똑같이 글루탐산 흡수, 염증 반응, 식세포 관여 등의 작용을 했다.
이 단백질 표지는 건강한 기증자는 물론 신경 퇴행 질환자의 뇌 조직 샘플에서도 발견됐다. 이는 CD49f가 성상교세포의 존재를 보여주는 신뢰할 만한 지표라는 의미다.
연구팀은 신경 퇴행 질환처럼 염증이 진행되는 환경에 건강한 줄기세포 유래 성상교세포를 놓아두었다.
그런 다음 성상교세포가 분비하는 독성 부산물에 건강한 뉴런을 노출했더니 뉴런이 하나둘 죽기 시작했다.
이는 뉴욕대 의대의 셰인 리델로우 박사팀이 최근 생쥐의 성상교세포에 실험한 결과와 똑같은 것이었다.
줄기세포 유래 성상교세포를 염증에 노출하면 원래의 기능을 잃고, 별 모양을 형성하는 긴 돌기가 사라진다는 것도 확인됐다.
예컨대 염증 환경에 놓인 성상교세포는 글루탐산을 제대로 흡수하지 않았다. 뇌의 신경조직 주변에 글루탐산이 너무 많으면 뉴런의 위축증을 유발한다.
포사티 박사는 "알츠하이머병, 다발성 경화증, 파킨슨병 등의 신경 퇴행 질환에 관여하는 성상교세포의 복잡한 작용을 탐구하는 데 활용되기를 바란다"라면서 "아울러 성상교세포의 병리적 작용을 확인한 것이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기회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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