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잘하는 뇌, 해마가 먼저 정보 입력 준비한다"

입력 2020-06-04 17:08  

"기억을 잘하는 뇌, 해마가 먼저 정보 입력 준비한다"
정보 노출 전에 예열하는 해마의 '입력 준비' 모드 확인
미 UCSD 연구진, 미 국립과학원회보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에서 새로운 정보의 기억을 촉진하는 일종의 '입력 준비(ready-to-encode)' 모드가 가동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새로 지각한 내용을 잘 기억하고, 저장된 기억을 나중에 잘 떠올리려면 해마의 '입력 준비' 모드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게 요지다.
반대로 해마의 뉴런이 충분히 흥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온 정보는 뇌에 잘 저장되지도, 다음에 잘 떠올려지지도 않는다고 한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연구진은 3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의 제1 저자 가운데 한 명인 존 윅스테드 심리학 교수는 "어떻게 하면 필요할 때 뇌를 입력 모드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뇌의 '입력 준비' 모드가, 눈앞에 닥친 일에 주의를 기울이는 정도를 말하는 건 아니다.
새로운 정보의 입력에 집중해, 기억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를 선별해 중점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인간이 기억을 억제할 수 있다는 걸 선행 연구에서 밝혀냈다.
그래서 해마가 정보 입력을 준비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리라고 보고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간질 환자 34명의 해마·편도체·전측 대상회·전전두 피질 등을 모니터한 신경 기록을 분석했다.·
연속해서 제시되는 단어를 보거나 들으면서, 새로운 단어인지 아니면 앞서 나왔던 단어인지를 구분하는 실험을 했다.
그러면서 각 단어를 제시했을 때와 제시하기 직전에 각각 어느 정도의 뉴런이 흥분하는지 관찰했다.
해마 뉴런의 흥분 비율이 이미 높은 상태에서 단어를 제시할수록 피험자가 기억의 입력과 상기를 더 잘 해냈다.
단어를 처음 제시했을 때 뉴런 활성도를 보면, 나중에 같은 단어를 어느 정도 기억할지도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해마 외의 다른 부위, 즉 편도체·전측 대상회·전전두 피질 등의 신경 기록은 추후 과제 수행과 상관이 없었다.
연구팀은 "드문드문 떨어진 활성 뉴런들이 한 덩어리로 뭉쳐 새로운 기억을 형성한다는 게 잠정적 결론"이라면서 "많은 뉴런이 고도의 흥분 상태에 있다면 기억이 형성될 때 필요한 뉴런의 선별이 더 원활히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