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복 늘고 피부화장품 줄고…코로나시대 '슬기로운 소비생활'

입력 2020-06-28 09:00  

실내복 늘고 피부화장품 줄고…코로나시대 '슬기로운 소비생활'
"코로나로 킥보드 등 1인용 이동수단 택배 증가…화장법도 변화"
CJ대한통운, 3~4월 택배송장 분석한 '일상생활 리포트'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람들과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킥보드, 전동휠 등 1인용 이동수단이 큰 인기를 끈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크 착용이 일반화하면서 눈과 손톱 전용 화장품 택배량도 크게 늘었다.
CJ대한통운은 코로나19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된 올해 3~4월 자사 택배 송장 정보를 분석한 내용을 담은 '일상생활 리포트 플러스'를 28일 발간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후 대중교통 대신 개인용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사람이 느는 등 이동수단 변화가 가장 두드러졌다.


킥보드 택배 물량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20% 증가했고, 자전거 용품과 전동휠도 각각 60%, 54% 늘었다. 특히 지난 3월 킥보드 물량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시작 직전인 2월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또, 여행 시 공유 차량과 대중교통 대신 자기 자동차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차박매트(329%), 보스턴백(158%) 등 차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차박' 용품의 택배 배송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 대표적 예다.
이 외에도 차량 내비게이션(80%), 후방카메라(42%), 트렁크 정리함(53%) 등 자동차 관련 물동량도 늘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화장법도 변했다.
마스크를 써도 보이는 눈과 손톱을 강조한 화장법이 인기를 끌면서 마스카라와 아이브로우 등 눈 전용 화장품 택배 물량은 최대 103% 증가했다. 손톱 제품 물량도 작년 동기 대비 45% 늘었다.
파운데이션, 메이크업 베이스 등 피부 표현을 위한 화장품 택배량은 감소한 반면 마스크에 잘 묻어나지 않은 립틴트는 92%나 급증했다.
재택근무가 확산하면서 편안한 복장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실내복·잠옷, 트레이닝복 물량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0%, 87% 늘었다.
화상회의를 할 때 보이는 블라우스나 셔츠 등 상의 물량은 최대 158% 늘어난 반면 보이지 않는 하의인 청바지는 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밖에도 곱창·막창 밀키트, 떡볶이 밀키트가 각각 200%, 282% 느는 등 방문 포장, 전문점 배달로만 즐기던 음식들의 택배 배송량도 증가했다.
집에서 홈 트레이닝을 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면서 러닝머신(266%), 스테퍼(162%), 아령(140%), 훌라후프(60%) 순으로 운동기구 택배 물량도 늘었다.


심리적 우울감을 뜻하는 신조어 '코로나블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외부 생활이 제한되면서 안에서 할 수 있는 취미 종류도 늘었다.
뜨개질 용품과 어항·수조 등 관상어 용품, 원예 관련 용품 택배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5%, 62%, 50%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 지역에 구호 택배가 집중되는 등 사회적 '온기'(溫氣)도 느껴졌다.
대구·경북지역에 배송된 제품군은 식품이 가장 많았고, 의류나 건강·안전용품 등도 뒤를 이었다. 출산·육아용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천227% 폭증했고, 도서·음반 물량도 858% 늘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해당 지역민들의 안정적 일상을 바라는 마음이 택배를 통해 전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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