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독립' 깃발 들었다고…홍콩보안법 첫날 300명 넘게 체포(종합3보)

입력 2020-07-01 23:32   수정 2020-07-02 17:02

'홍콩독립' 깃발 들었다고…홍콩보안법 첫날 300명 넘게 체포(종합3보)
수천 명 도심 시위…경찰 "독립 의도 깃발·구호는 法 위반"
시위대에 물대포 직사하고 최루탄 쏴…15세 소녀도 홍콩보안법 위반 체포



(홍콩·베이징·선양=연합뉴스) 안승섭 심재훈 차병섭 특파원 =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본격 시행 첫날인 1일 홍콩 도심에서 수천 명이 참여한 반대 시위가 열려 300명이 넘는 사람이 체포됐다.
이 가운데 홍콩보안법 위반자는 9명으로, 이 법을 위반한 혐의로 처음 체포된 사람은 '홍콩 독립'이라고 적힌 깃발을 소지한 사람이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이날 저녁 8시 무렵까지 300여 명을 체포했으며, 이 가운데 남성 5명과 여성 4명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체포된 사람 가운데 가장 어린 사람은 15세 소녀로, 홍콩 독립의 메시지를 담은 깃발을 흔들고 있었다.
나머지 체포된 사람들은 불법 집결, 공격용 무기 소지 등의 혐의인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에서 중국으로 홍콩의 주권이 반환된 지 23주년 되는 이날, 경찰의 집회 불허에도 불구하고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 공원 등 홍콩 곳곳에서는 홍콩보안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체포된 사람 중에는 야당 의원인 레이먼드 찬(陳志全), 탐탁치(譚得志) 등도 있었다.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첫 번째 사례는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홍콩 독립'이라고 적힌 깃발을 소지하고 있던 한 남성이었다.
경찰은 집회 현장에서 시위대를 향해 "독립·전복 등의 의도를 갖고 깃발을 펼치거나 구호를 외치는 행위는 홍콩보안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깃발을 들기도 했다.
하지만 시위 현장에는 여전히 미국 성조기를 흔드는 남성도 있었다.


저녁으로 접어들면서 시위가 격렬해졌고, 경찰의 대응도 강경해졌다.
시위대는 도로 곳곳에 경찰의 진입을 막기 위한 벽돌을 쌓았고, 친중 재벌로 비난받는 맥심 그룹이 운영하는 스타벅스 점포 등의 유리창을 박살 냈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시위대를 체포하던 한 경찰이 시위자가 휘두른 흉기에 팔을 찔리기도 했다.
경찰은 이에 맞서 코즈웨이베이 지역에 물대포를 배치했고, 최루탄과 후추 스프레이 등도 발사했다.
온라인에는 경찰을 물대포를 직사하자, 이에 맞은 시위자가 2m가량 날아가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유포됐다.
홍콩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경찰이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에게 최루액 성분의 물대포를 발사하고, 후추 스프레이를 뿌렸다고 비난했다.
거리에서 선전전을 하던 민주당 소속 구의원 라이포콰이(29)는 "중국 중앙정부는 우리에게 '입 닥치고 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여기에 굴하지 않고 나왔다"며 "홍콩인의 저항 의지는 절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홍콩 정부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깊게 이해하지 못했다"면서 "(주권반환) 23년이 됐지만 (기본법상 규정된) 국가보안법 제정 의무를 다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은 젊은이들에게 국가의 역사·문화를 제대로 교육하지 못했고, 중앙정부와의 업무 관계를 심화하지 못했다"면서 "이 모든 것이 위기 발생과 급진적 요소의 부상에 기여하고, 지난해 (시위를) 촉발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람 장관은 "매우 예외적인 상황을 제외하면 대다수 법 적용은 홍콩 정부가 할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에 대한 (중국의) 높은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법 적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 리 홍콩 보안장관은 시위대를 향해 "홍콩보안법을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홍콩보안법은 외국 세력과 결탁,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리즘 행위 등을 금지·처벌하고, 홍콩 내에 이를 집행할 기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콩보안법은 전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통과 후 홍콩의 실질적 헌법인 기본법 부칙에 삽입됐으며, 오후 늦게 발효됐다.
president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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