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조카가 트럼프 '입시부정' 폭로…회고록 폭탄 연쇄충격파

입력 2020-07-08 10:46   수정 2020-07-08 17:35

이번엔 조카가 트럼프 '입시부정' 폭로…회고록 폭탄 연쇄충격파
볼턴 외교비사 이은 개인사 흠결 공개…사실일 경우 도덕성 치명상
대선국면서 메가톤급 악재에 휘청…제3,제4의 회고록 파동 가능성 '지뢰밭'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보좌관의 회고록 후폭풍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조카가 쓴 책이 워싱턴DC 정가를 강타했다.
특히 친구를 매수, 대리시험을 통해 아이비리그 명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 부정입학했다는 증언은 사실일 경우 도덕성에 치명타가 예상돼 대선을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딸 메리 트럼프(55)가 곧 펴낼 폭로성 책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나의 가문이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을 어떻게 만들어냈는가'는 가족사라는 성장배경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과 가치관이 형성된 과정과 주요 에피소드 등을 담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이 대북 문제를 비롯, 막후에서 일어난 외교안보 분야 비사를 낱낱이 들춰냄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적격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이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살아온 인생을 중심으로 자연인 트럼프의 흠결을 주로 다루고 있다.

임상심리학자인 메리는 이 책에서 삼촌인 트럼프를 '소시오패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사람'. '나르시시스트' 등으로 규정하고 "3살 때의 모습과 닮아있다", "사기를 삶의 방식으로 여긴다"며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또한 비정한 권위주의적 가부장인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를 비틀어진 세계관이 형성된 배경으로 분석했다.
두 책의 폭로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저지로 수렴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법적 대응까지 시도하며 이 두 책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도록 필사적으로 막으려했다. 이 과정에서 두 책 모두 이를 입수한 일부 언론에 의해 그 내용이 보도되는 방식으로 공개됐다.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이 초강경 매파라는 굴절된 프리즘을 통해 집필됐듯, 메리의 책 역시 자신의 아버지 프레드 주니어(트럼프 대통령의 형)의 죽음과 유산 배분 과정을 둘러싸고 삼촌과 오랜 앙금이 쌓인 당사자의 시각에서 풀어간 것이라는 점에서 객관성과 정확성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개인사 이면의 민낯을 여과 없이 드러냄으로써 폭발력은 만만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 책은 공식 발간 전에 이미 사전 주문에 힘입어 베스트셀러에 등극,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회고록 연타라는 잇단 메가톤급 폭탄 투하로 그렇지 않아도 지지율 하락으로 휘청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가도에서 연쇄 대형 악재에 직면,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CNN방송은 7일(현지시간) 이 책이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억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한편 인종차별 문제에도 직면하는 등 도전적 시기에 나오게 됐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본선 경쟁상대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의 격차도 점점 벌어지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보도된 이 책의 내용 가운데 그 파괴력과 충격파가 가장 큰 대목은 부정 입학 의혹 관련 폭로이다.
공부 잘하는 친구를 매수, 대학입학 자격시험(SAT)을 대신 치르게 한 뒤 이 성적을 바탕으로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스쿨에 학부생으로 입학할 수 있었다며 삼촌의 '치부'라 할 수 있는 예민한 입시 문제를 건드린 것이다.
이는 그동안 입학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세간의 의혹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자신을 '안정적 천재', '슈퍼 천재'로 칭하며 명문 와튼스쿨 졸업을 그 대표적 증거로 꼽아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메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망신살이 뻗치는 것은 물론 도덕성에도 치명상을 입게 된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이 입학한 1966년 당시는 입학이 매우 어렵지 않았으며 우등 졸업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는 증언을 소개한 바 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책에 대해 "거짓말로 이뤄진 책"이라며 "진실과는 전적으로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터무니없고 우스꽝스러운 혐의들"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기자들과 만나 "책 내용은 팩트 체크가 되지 않은 것"이라면서도 "가족사는 가족사이다"라며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현재 트윗 등 공식 입장 표명을 아직 하지 않고 있다.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학교의 안전한 재개를 위한 국가적 대화' 행사에서도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떴다.
문제는 대선을 앞두고 제3, 제4의 회고록 파동이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오는 9월에는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최측근이었다가 관계가 틀어진 스테파니 윈스턴 울코프가 쓴 '멜라니아와 나'가 출간돼 백악관의 영부인 동인 이스트윙(동관)이 단단히 대비하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올가을 찬바람이 불기 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안 좋게 결별한 일부 참모 출신 인사들의 추가 회고록이 준비되고 있다는 얘기도 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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