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급금 줄여야 하는 이스타항공, 노노 갈등까지 불거져

입력 2020-07-13 15:47  

미지급금 줄여야 하는 이스타항공, 노노 갈등까지 불거져
조종사노조 집행부, 임금 반납 재촉하는 사측에 의구심
일부 조종사는 집행부에 불만 들러내며 노조 탈퇴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권희원 기자 = 제주항공[089590]이 이스타항공에 선결 조건을 이행하라고 요구한 마감 시한(15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스타항공이 미지급금 규모 축소에 사활을 거는 과정에서 노노 갈등이 재차 불거지고 있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10일 직원들에게 2개월치 임금 반납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한 데 이어 근로자대표단의 임금 반납 동의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했다.
앞서 조종사노조 소속 직원을 제외하고 진행된 투표에서는 직원 1천261명 중 42%가 투표에 참여해 이중 75%가 임금 반납에 찬성했다.

이에 대해 조종사노조는 인력 감축 중단 또는 고용 유지 등을 명확히 전제한 뒤에 임금 반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측이 임금 반납 동의를 서두르는 배경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제주항공으로 인수가 된 뒤에 임금 반납 효력이 생기는 것이 전제되든지, 제주항공의 요구에 의해서 하든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며 "아직 제주항공의 인수 발표도 안 났는데 동의서를 돌린다는 것은 결국 직원들의 반납 임금을 이상직 의원이 챙겨나가겠다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직원들의 임금 반납 동의 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투표를 진행하고 대표단의 동의서를 받은 것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조종사노조 집행부에 반대하며 노조를 탈퇴하는 노조원도 나오는 등 노노 갈등도 커지고 있다. 주말을 전후로 10여명의 노조원이 탈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노조를 탈퇴한 한 기장은 "노조가 투표를 막은 게 탈퇴에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며 "당장 임금 반납하는 것도 아니고 노동자들도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는 걸 알리겠다는 취지인데 이를 독단적으로 결정할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직원 1천600명이 부문별 대표를 선임해 구성한 근로자대표단과 운항 승무원 220여명이 속한 조종사노조는 그동안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지연에 있어 입장차를 보여왔다.
조종사노조는 4월22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에 가입한 이후 운항 재개와 정리해고 중단 등을 촉구하며 투쟁을 본격화했고,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을 향해 책임을 물으며 각종 의혹 등을 폭로했다. 최근에는 양사 대표의 통화내용 녹취파일과 간담회 회의록 등을 공개하며 제주항공을 향해 날을 세워왔다.
반면 근로자대표단은 "조종사노조 집행부의 투쟁과 주장은 이스타항공 전 직원의 의견과는 다르다"며 투쟁보다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해왔다.

이런 가운데 이스타항공은 현재 1천700억원에 달하는 미지급금의 규모를 줄이기 위해 리스사, 정유업체 등 관계사와 협상을 벌이는 등 사활을 걸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이스타항공 측의 노력에도 제주항공이 대승적인 결단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제주항공 측은 지난 10일 고용노동부와 면담한 자리에서도 "체불 임금을 해소해도 (이스타항공의) 전체 미지급금의 15%밖에 되지 않는다"며 인수에 다소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며 제주항공도 유동성 위기를 겪는 데다 제주항공의 2대 주주인 제주도의 부정적인 의견 표명, 이상직 의원의 지분 취득 과정과 편법 증여 등에 관한 의혹 등도 걸림돌이다. 다만 최근 국토교통부에 이어 고용노동부까지 중재에 나선 점이 부담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아직 시한(15일)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he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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