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두문불출에 조용해진 지구…"인간 지진소음 급감"

입력 2020-07-24 10:22  

코로나19 두문불출에 조용해진 지구…"인간 지진소음 급감"
27개국 지질학자 76명 공동 연구…"지진학 연구 역사상 유례없는 일"
스리랑카는 50% 감소…인간 움직임 측정에 지진계 활용 가능성 대두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봉쇄 조치로 인간이 유발하는 '지진소음'이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27개국 과학자 76명이 전 세계 268개 지점에서 수집한 지진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3~5월 지구촌 곳곳의 지진소음은 평소 한밤중이나 연휴 기간에 측정된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연구진은 '사이언스' 저널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런 현상이 터키, 칠레, 코스타리카, 캐나다, 호주, 이란 등을 비롯한 여러나라와 '작은 나라' 룩셈부르크에서도 공통으로 확인됐다면서 "지진학 연구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경제 봉쇄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의 움직임이 크게 제한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스리랑카는 지진소음이 50%나 사라지는 극적인 감소 현상이 확인됐다. 뉴욕 센트럴파크에선 밤 시간대 지진소음이 10% 줄었다.
다만 평소에도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 한적한 지역에 설치된 지진계에선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들의 움직임으로 발생하는 지진소음이 줄어들면서 진짜 지진을 감지하기가 더욱 용이해졌다고 지구물리학자들은 입을 모았다.
통상 전문가들은 지진계를 설치해 지표면의 움직임을 측정한다. 단층이 파열되거나 이로 인해 지진이 발생할 때 파동에서 에너지가 발생해 지표면이 흔들리게 되는데 이를 측정하는 것이다.
인공지진은 이런 지진 감지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예컨대 택배 운송 트럭이 브레이크를 밟을 때도 지표면에 비슷한 에너지 진동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진계 부근을 누군가가 지나갈 때 발생한 미진도 기록으로 남는다.
이에 따라 지진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이처럼 인간이 내는 소음을 모두 걸러내는 작업을 거쳐야 했다. 지진계를 설치할 때 얼마나 사람이 내는 인공적인 소음을 잘 걸러내는지를 검사하는 작업이 병행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 연구는 지진계가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일어났을 때 인간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도구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NYT는 보도했다.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통한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여부 확인은 사생활 침해 논란을 가져올 수 있지만 이런 진동 감지는 처음부터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이점도 있다.


지진소음의 감소 폭보다 더 놀라운 것은 전 세계 과학자들의 공조를 통해 이같은 연구결과가 도출됐다는 사실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벨기에 왕립천문대 소속 과학자 토마스 르코크가 트위터에 자신이 관찰한 지진소음 감소에 대해 글을 올리자 다른 나라 과학자들이 잇달아 호응하며 저마다 모니터링 결과를 올리면서 공동 연구가 성사됐다.
공동 저자로 참여한 코엔 반노튼 벨기에 왕립천문대 소속 지질학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흩어진 지질학 연구 커뮤니티가 단합됐다고 밝혔다.
그는 "집에 고립된 채 있지만 직업적인 면에선 그 어느 때보다 세계와 연결된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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