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사라진 할리우드의 전설" 하빌랜드 추모 잇달아

입력 2020-07-27 16:34   수정 2020-07-27 16:37

"바람과 함께 사라진 할리우드의 전설" 하빌랜드 추모 잇달아
재러드 레토·안토니오 반데라스 등 "영화의 위대한 아이콘 별세"
워너브라더스 상대로 승소해 쟁취한 '하빌랜드법'으로도 큰 족적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영화의 위대한 아이콘" "우리 산업의 진정한 전설"….
할리우드 대표 고전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마지막 생존 배우자이자 극중 '멜라니' 역으로 사랑받은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가 26일(현지시간) 104세를 일기로 별세하자 영화계와 팬들이 소셜미디어에 잇달아 추모글을 올리며 고인을 애도했다.




◇ 재러드 레토 "창작의 자유 위해 싸울 기회 준, 그녀는 일류"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서 '조커' 역을 맡았던 배우 재러드 레토는 여러개의 트윗을 고인의 사진과 함께 올리며 고인을 애도했다.
레토는 "올리비아는 내 인생에 강력한 영향을 끼쳤고 나는 파리에서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즐거움을 누렸다"고 회고했다.
레토는 드 하빌랜드가 1940년대 워너브라더스와 싸워 배우의 권리를 쟁취한 것에 특히 감사를 표했다.
드 하빌랜드는 1943년 워너 브라더스가 계약 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도 자신을 계속 묶어두려 하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워너 브라더스는 드 하빌랜드가 역할이 마음에 안 든다며 회사가 제안한 영화 출연을 거부하고 25주간 활동을 중단한 것을 들어 25주만큼 계약이 연장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캘리포니아 항소법원은 어떤 제작사도 배우의 동의 없이 계약을 연장할 수 없다며 드 하빌랜드의 손을 들어줬고, 이 판결은 '드 하빌랜드의 법'으로 불린다.
레토는 "나는 그녀의 용감함에 감사했고 그녀의 선택이 나와 내 형제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어떻게 우리에게 창작의 자유를 위해 싸울 기회를 줬는지 그녀와 공유했다. 그녀는 일류였다"고 말했다.
밴드 '서티 세컨즈 투 마스'의 리더이기도 한 레토는 레코드사와의 계약 분쟁 당시 하빌랜드 법이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고인의 친구이자 동료인 배우 베티 데이비스는 생전 자신의 회고록에서 "할리우드 배우들은 올리비아에게 영원히 고마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화 '페인 앤 글로리' '마스크 오브 조로'의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소셜미디어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속 고인의 사진 2장을 올리며 "올리비아드하빌랜드, 영화의 위대한 아이콘이 별세했다. RIP(평화롭게 잠들길)"라고 추모했다.




미국 아카데미영화상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오스카를 두 차례 석권한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는 할리우드 황금 시대의 대들보였으며, 엄청난 재능의 소유자였다. 여기 우리 산업의 진정한 전설이 있다"며 고인의 젊은 시절과 최근 사진을 각각 한장씩 올렸다.

◇ "스칼렛은 흥미없어…멜라니는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여성"
영화사를 상대로 소송을 한 것에서 알 수 있듯 드 하빌랜드는 당시 보기 드물게 당찬 여배우였다.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이 모두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 역에 도전했을 때도 드 하빌랜드는 멜라니 역에 눈을 돌렸다.
그녀는 2004년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스칼렛에는 전혀 흥미가 없었다"면서 "멜라니한테는 뭔가 다른 게 있었다. 그녀는 행복한 여성이고 사랑스러운 여성이다. 그러나 스칼렛을 사랑스럽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100세를 넘긴 2017년에 또 한번 소송을 제기했다. 배우 조앤 크로포드와 베티 데이비스의 실제 불화를 기반으로 한 FX네트워크 미니시리즈 드라마 '퓨드: 베티 앤 조앤'에서 자신이 잘못 묘사되고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 소송에서는 패했다. 당시 대법원은 드라마 제작사가 극중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라는 인물을 그리려면 자신의 허락을 구해야한다는 고인의 청구를 기각했다.
고인은 영화 제작자 하워드 휴스, 배우 제임스 스튜어트와 존 휴스턴 등 할리우드 스타들과 염문을 뿌렸다. 작가 마커스 굿리치, 파리마치 편집장 피에르 갈렌테와 각각 결혼해 모두 이혼했다.
고인의 아들은 1991년 호지킨림프종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고, 딸 지젤 갈란테는 저널리스트다.
104세로 영면한 드 하빌랜드에 대해 미 CNN방송은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는 병약한 멜라니가 막판에 숨을 거두지만 현실에서는 드 하빌랜드가 클라크 게이블, 비비언 리, 레슬리 하워드 등 동료 배우들을 모두 제치고 가장 오래 살았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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