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위협하는 태양 플레어 '예보' 첫발 떼

입력 2020-08-03 15:00  

지구 위협하는 태양 플레어 '예보' 첫발 떼
日연구진, 대형 태양 플레어 9건 중 7건 예측 모델 개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태양이 수소폭탄 수천만개에 달하는 격렬한 폭발로 많은 에너지를 방출하는 '태양 플레어'(solar flare)는 지구 주변 우주기상에도 영향을 줘 위성·통신 장애, 대규모 정전 등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우주비행사에게도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이를 사전에 예측해 지구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태양 연구의 주요 목표 중 하나인데, 일본 연구진이 그 가능성을 열어놓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더드 우주 비행센터와 과학 매체 '인사이드 사이언스'(Inside Science) 등에 따르면 일본 나고야대학 구사노 간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9건의 강력한 태양 플레어 중 7건을 성공적으로 짚어낸 새로운 예측 모델을 개발해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NASA '태양활동관측위성'(SDO) 이미지 자료를 활용해 태양 플레어 발생을 예측해 냄으로써, 우주 기상 예보에 첫 단추를 끼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태양 플레어는 자기 활동이 강한 흑점이 모여있는 이른바 '활동영역'(active region)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지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여러 가설 중 태양 자기장의 작은 변화가 태양 플레어를 촉발한다는 가설을 토대로 예측 모델을 만들었다.
태양 플레어 중 가장 강한 X등급 플레어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방출하는데, 폭발을 통해 에너지를 방출하기 전에는 활동영역 위에 아치 형태로 형성되는 불안정한 자기력선에 이를 저장한다.
과학자들은 고도로 휜 자기력선을 강력한 태양 플레어의 전조로 여기고 있다. 이런 자기력선이 인접해 있는 다른 자기력선과 합쳐지는 이른바 '자기 재연결'(magnetic reconnection)을 통해 더 강력한 'M'자형 구조를 형성할 때 대규모 폭발 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한다는 것이다.
이런 자기 재연결은 어디에서 발생하느냐도 중요한데, 연구팀은 SDO 자료를 통해 자기 재연결이 발생해 태양 플레어로 이어질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곳을 찾아냈다.
구사노 교수는 "산사태는 위치에 따라 작은 틈만으로도 발생할 수 있는데, 태양 플레어에서 이런 틈은 자기 재연결이며, 플러스와 마이너스 자기장이 맞닿아 있는 경계 부근에서 자기 재연결이 발생하면 큰 플레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약 11년의 태양활동 주기 중 지구로 향한 곳에서 강력한 태양 플레어가 발생한 7개 활동영역에 대한 SDO 자료를 분석해 자기장 경계를 찾아내고 흑점 내 불안정성 등을 계산했다.
그 결과, 새 모델은 총 9건의 태양 플레어 중 7건의 발생을 예측해 냈다. 이 모델이 예측하지 못한 두 건은 다른 태양 플레어와 달리 폭발이 일어난 활동영역의 규모가 훨씬 크고, 태양 물질을 내뿜는 코로나질량방출(CME)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우주비행사나 전력사업자가 의존할 수 있는 우주기상 예보를 하는 데는 미흡해 더 많은 연구와 입증이 필요하지만 강력한 태양 플레어가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규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의 SDO 책임연구원 딘 페스넬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 "(태양 플레어) 예측은 '별과 공존하기'(Living with a Star)라는 이름으로 추진돼온 NASA 프로그램의 주요 목표였다"면서 "태양 플레어의 상당 부분을 예측할 수 있는 이런 전조는 모든 이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태양폭풍을 예측하는데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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