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78조원 규모 채무 재조정 협상 타결(종합)

입력 2020-08-05 06:10  

아르헨티나, 78조원 규모 채무 재조정 협상 타결(종합)
정부 "민간 주요 채권단과 합의…상당한 채무 경감"
IMF "매우 의미있는 한 걸음" 환영…합의 소식에 채권 강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아르헨티나 정부가 650억달러(약 78조원) 규모 채무 재조정 협상에서 마침내 채권단과 합의점을 찾았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4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주요 채권단 그룹 3곳과 이날 합의를 이뤘다고 전했다.
정부는 "채권단은 아르헨티나의 채무 재조정안을 지지하기로 했다"며 "아르헨티나의 채무가 상당 부분 경감됐다"고 말했다.
650억달러는 아르헨티나 전체 외채의 5분의 1 수준이다.
정부는 채권단이 정부안을 공식 수용할 수 있도록 4일까지였던 시한을 24일까지로 추가 연장했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페소 가치 폭락 등 경제 위기가 이어지던 아르헨티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친 상황에서 이뤄진 이번 채무 재조정 협상 타결로 위기 탈출의 첫걸음을 떼게 됐다.
또 10년 넘는 소송전으로 이어졌던 지난 2001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악몽을 재연하지 않은 채 아홉 번째 디폴트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됐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악의 경제 위기와 팬데믹 상황 속에서 불가능한 부채 문제를 해결했다"며 "앞으로 가려는 방향에 장애물이 제거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협상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페르난데스 정부는 지난 4월 3년 상환 유예와 이자 삭감 등의 내용을 포함한 채무 재조정안을 민간 채권단에 제시했다.
블랙록, 피델리티 등 주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포함된 채권단은 정부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양측이 줄다리기하는 동안 협상 시한은 수차례 연장됐다.
그러는 사이 아르헨티나는 지난 5월 이자 5억달러 지급 기한을 놓치면서 역대 아홉 번째 디폴트 상태에 들어갔다.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최종안도 곧장 채권단의 지지를 얻지는 못했으나, 지난 2일 마르틴 구스만 아르헨티나 경제장관과 블랙록 관계자의 전화 통화에서 돌파구를 찾았다고 블룸버그 등은 보도했다.
이번에 합의한 내용은 정부의 최종안에서 원금과 이자 지급액은 변동 없이 지급 날짜 등만 조정한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구체적인 합의 금액 등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채권자들이 달러당 54.8센트를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정부의 최초 조정안인 달러당 39센트나 현재 아르헨티나 채권의 시장가격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채권단으로서는 그래도 상당한 손실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며 이날 아르헨티나 채권 가격은 강세를 보였다.
매뉴라이프 투자운용의 리처드 세걸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정부의 수정안은 채권단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에 가까웠다. 채권단은 정부의 상환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이해했다"며 "이전보다 훨씬 일찍, 험악한 지경에 이르지 않은 채 합의한 점이 매우 유익하다"고 평가했다.
민간 채권단과의 협상이 마무리되면 페르난데스 정부는 이제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으로 포커스를 옮기게 된다.
아르헨티나는 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 시절인 2018년 IMF와 57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에 합의했으며, 지금까지 그중 440억달러를 빌렸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트위터에 "매우 의미있는 한 걸음"이라며 "모두를 위해 성공적인 결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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