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명률 11% 멕시코, 못 말리는 '콜라 사랑'에 경고음

입력 2020-08-07 00:56  

코로나19 치명률 11% 멕시코, 못 말리는 '콜라 사랑'에 경고음
비만·당뇨 유병률 높은 멕시코…탄산음료 소비 자제 목소리
오악사카주, 멕시코서 처음으로 아동에 정크푸드 판매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인들이 자신들의 '콜라 사랑'을 돌아보고 있다.
멕시코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명률이 10%를 웃도는 요인 중 하나로 과도한 탄산음료 소비가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주는 지난 5일(현지시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정크푸드와 탄산음료의 판매와 광고 등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멕시코 32개 주 가운데 처음이다.
법안을 발의한 마갈리 로페스 오악사카 주의원은 "아이들이 산업계의 이익을 위해 규정된 소비 습관에서 벗어나 그들의 건강과 발달에 적합한 건강한 영양을 섭취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탄산음료를 달고 사는 멕시코인들의 식습관에 대한 문제 제기는 전부터 끊이지 않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 속에 경고음이 더 커지고 있다.
멕시코의 코로나19 확진자는 45만6천100명, 사망자는 4만9천698명이다. 치명률은 10.9%로, 현재 전 세계 평균 3.7%의 3배에 가깝다.
멕시코 확진자가 과소 집계돼 치명률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크지만, 멕시코에 비만과 당뇨, 고혈압 등 기저질환자가 많은 것도 코로나19 치명률을 높인 이유로 꼽힌다.

그리고 그 뒤엔 과도한 탄산음료 소비 등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이 자리 잡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멕시코의 코로나19 대응을 책임지는 우고 로페스가텔 보건차관은 최근 탄산음료를 '병에 든 독'이라고 표현하며, 탄산음료 소비가 멕시코인들의 건강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 여당 상원의원은 지난달 콜라를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정부가 '희생양'을 찾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지만, 멕시코의 탄산음료 사랑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인 것은 사실이다.
멕시코 언론들이 인용한 미국 예일대 연구에 따르면 멕시코인들의 1인당 탄산음료 소비량은 연 163리터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최근 현지 매체 밀레니오가 아동과 청소년, 성인 2천3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이 매일 설탕이 들어간 음료 1컵 이상을 마시고 있었다. 반면 하루 최소 1컵 이상의 물을 마시는 사람은 10명 중 3명에 그쳤다.
콜라 등 탄산음료를 물보다 많이 마시는 것이다.
깨끗한 식수를 구하기 힘든 시골 지역에서도 콜라는 쉽게 구할 수 있고 생수보다 그리 비싸지도 않다.
이 같은 콜라 사랑 속에 멕시코인들의 73%가량이 과체중이라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는 밝혔다. 또 국제당뇨병연맹(IDF)에 따르면 멕시코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5.2%에 달한다.
오악사카주는 멕시코 내에서도 아동 비만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2014년 설탕세 도입으로 설탕 소비를 줄이는 데 어느 정도 효과를 본 멕시코가 다른 주와 연방 정부 차원에서도 비슷한 법안을 추진할지 주목된다.
오악사카주 법안 통과 이후 로페스가텔 차관은 "아이들의 이익을 무엇보다 우선한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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