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부 "코로나사망 10만명 유감"에 '한게 뭐냐' 비난 고조

입력 2020-08-10 03:09  

브라질 정부 "코로나사망 10만명 유감"에 '한게 뭐냐' 비난 고조
'증상시 집에 있으라'→'빨리 병원가라'로 달라져…대응전략 부재 도마위에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300만명과 10만명을 넘어서면서 보건부의 대응 전략 부재를 탓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 등 브라질의 주요 언론은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었으나 보건부는 유감을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 외에 눈에 띄는 대응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는 등 무기력한 모습을 계속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두아르두 파주엘루 보건부 장관 대행은 전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은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즉시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을 찾으라고 권고했다.
그는 "의사에게 가서 조기 진단을 받고 치료를 즉시 시작해야 한다"면서 "각 단계에 맞는 약 처방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의료계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됐다. 코로나19 경증 단계부터 말라리아약인 클로로퀸과 유사 약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줄기차게 제기해온 것으로, 과학적 근거도 없이 클로로퀸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코로나19 대응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브라질 언론은 파주엘루 대행이 코로나19 증상 초기에 의사를 찾으라고 말한 것을 두고도 냉랭한 반응을 나타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내세운 '집에 있으라'에서 '빨리 병원에 가라'는 말로 바뀌었을 뿐 사실상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제대로 한 게 없다는 것이다.
전직 보건장관들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가 여전히 과학을 무시하고 있으며 이런 행태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했다.
루이스 엔히키 만데타 전 장관과 네우손 타이시 전 장관은 글로부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과학에 대한 인식 부족을 지적하면서 "대통령은 코로나19가 대단한 질병이 아니라는 초기의 입장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피해가 급증하는 와중에도 경제 회생을 위한 사회적 격리 완화를 촉구하고, 코로나19 치료에 말라리아약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의사 출신인 만데타 전 장관은 이에 반대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지난 4월 16일 사임했고, 후임인 타이시 전 장관도 그로부터 1개월이 지난 5월 15일 같은 이유로 사임했다.
보건부 자료를 기준으로 전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301만2천412명, 누적 사망자는 10만477명이다. 확진자와 사망자 수 모두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다.
브라질 언론은 역사적 사건까지 들어가며 코로나19 사망자가 전례 없는 규모라고 전했다.
과거 17세기(1864∼1870년)에 일어난 브라질-파라과이 전쟁 당시 5만명이 사망했고, 스페인 독감이 창궐한 100년 전엔 3만5천명이 목숨을 잃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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