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위기속 전공의 순차파업…"대란없지만 문제는 내주"(종합)

입력 2020-08-21 10:47   수정 2020-08-21 12:29

코로나 확산위기속 전공의 순차파업…"대란없지만 문제는 내주"(종합)
이날 인턴·레지던트 4년차부터 무기한 파업 예고…"의대증원 등 의료정책 재논의해야"
"수술 40% 줄어들 수도…최악은 코로나19 선별진료 축소"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계승현 기자 =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인턴, 레지던트 등 종합병원에서 수련하는 전공의들이 21일 오전 7시를 기해 순차 파업에 돌입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에 따르면 이날 인턴과 4년차 레지던트를 시작으로 22일 3년차 레지던트, 23일 1년차와 2년차 레지던트가 업무에서 손을 뗀다.
응급의학과는 연차와 관계없이 이날부터 모두 업무를 중단하기로 했다. 복귀 시점이 정해지지 않은 '무기한' 파업이다.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은 지난 7일 집단휴진, 14일 대한의사협회의 1차 전국의사총파업 참여에 이어 세 번째다.
이들은 파업과 함께 릴레이 1인 시위 등도 병행하고 있다.

◇ 인턴과 4년차 레지던트만 파업…현재 정상 운영 중
이날은 인턴과 4년차 레지던트만 파업에 나선 상황이어서 아직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의료계 복수 관계자의 전언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미 외래 진료와 입원 등의 예약을 줄여서 받았고, 삼성서울병원은 급하지 않은 외과 수술을 연기했다.
전공의 파업이 예고됐던 만큼 사전에 스케줄을 조정해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해왔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첫날이기도 하고 외래나 입원을 줄여놔서 아직은 큰 문제 없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찾은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 역시 평상시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이 병원 소화기내과 진료를 기다리던 환자 이모(62) 씨는 "진료에 앞서 채혈을 했는데, 평소만큼 빨리 끝나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며 "(기자가) 말해주기 전까지는 파업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도 예정된 수술을 변경하거나 취소하지 않은 채 무리 없이 운영 중이다.
서울대병원은 파업이 예고된 후 급한 수술 외에는 이날 스케줄에 넣지 않았다. 다만 이렇게 사전 조정한 만큼 평소보다 수술 건수는 약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응급실이나 중환자실 등 필수 유지 업무를 담당하는 전공의와 필수 이수 과목(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인턴은 당장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 "모든 전공의 손 떼는 다음 주부터 문제"
대형병원들은 전공의의 무기한 파업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모든 연차의 전공의가 파업에 돌입하는 23일 일요일 이후가 진짜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집단휴진이 장기화하면 (남아있는) 교수, 펠로(전임의), 간호사 등의 업무 피로도가 누적될 수 있다"며 "아마 전공의 모든 인력이 손을 떼는 23일 혹은 24일부터 문제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오는 26일에는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주도하는 제2차 전국의사총파업이 예정돼 있어 의료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 파업에는 전임의와 봉직의까지 동참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임상강사 또는 펠로로 불리는 전임의는 지난 7일과 14일 전공의의 업무 공백을 메웠던 주요 인력이고, 봉직의 역시 의료기관에 고용된 의사로 병원의 주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병원들은 전공의의 무기한 파업이 지속하는 가운데 전임의들마저 업무에서 손을 뗄 경우 진료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특히 수술실의 정상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수술 건수 역시 줄어들 것으로 봤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응급 수술을 제외한 나머지는 스케줄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며 "마취과 전공의 부재에 따라 30여개 수술방 운영을 일부 감축하면 수술 역시 30∼40%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 운영 축소 등 최악의 상황도 가정하고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 일부 전공의들이 배치되는데, 전공의 업무 공백이 장기화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선별진료소도 축소 운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꼼꼼히 대응하고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런 전망은 '최악'을 가정한 것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대전협이 단체행동 중에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대전협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후에도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협의해 선별진료소 등 방역 인력이 필요한 곳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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