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항체 형성, 사이토카인 폭풍이 막는다

입력 2020-08-21 11:52  

코로나19 항체 형성, 사이토카인 폭풍이 막는다
배중심 형성 방해→B세포의 장기 면역 기억 차단
하버드 의대 연구진, 저널 '셀'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한 번 걸렸다가 회복돼도 장기 면역이 생기지 않는다.
앓고 나서 항체가 생겨도 대부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능이 떨어진다. 길어야 3개월이면 항체가 풀린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미국 하버드 의대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연구진이 마침내 그 이유를 밝혀냈다.
질 좋은 항체 형성에 꼭 필요한 '배<胚> 중심(germinal centers)' 구조가 림프절과 지라에 생기지 않기 때문이었다.
작은 림프구가 밀집한 림프소절이 항원을 포착하면 그 중심부에 둥글게 밝은 영역이 생기는데 이를 배중심이라고 한다.
바이러스나 세균이 감염했을 때 항체를 만드는 B세포는 바로 이 배중심에서 장기 '면역 기억'을 가진 성숙 세포로 자란다.
그런데 배중심의 형성을 방해하는 게 바로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자주 나타나는 '사이토카인 폭풍'이었다.
결국 과도한 사이토카인이 건강한 항체 형성까지 막는 것이다.
이 연구를 주도한 하버드 의대의 시브 필라이 교수팀은 21일 저널 '셀(Cell)'에 관련 논문을 공개했다.





B세포는 배중심에서 성숙해야 침입한 병원체를 평생 기억한다.
나중에 같은 병원체가 다시 감염했을 때 신속하게 최적의 항체를 생성하려면 이 장기 면역 기억이 필요하다.
배중심이 만들어지는 데는 '도움 T세포'의 지원도 따라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19 환자는, 배중심 형성에 관여하는 도움 T세포가 발달하지 않는다는 걸 연구팀은 확인했다.
실제로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배중심 자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필라이 교수팀은 앞서 감염 질환을 가진 생쥐 실험에서, 사이토카인의 일종인 TNF 수위가 높으면 도움 T세포와 배중심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걸 알아냈다.
중증 코로나19 환자는, 배중심이 형성돼야 할 부위에서 다량의 TNF가 관찰됐다.
코로나19 환자에게 배중심이 생기지 않는 건 집단면역의 발생에도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집단면역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필라이 교수는 "배중심이 형성되지 않으면 해당 바이러스를 오래 기억하지 못해 항체가 생기더라도 효과는 단기간에 그친다"라면서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한 뒤 6개월쯤 있다가 다시 걸리거나, 심지어 여러 차례 반복해 걸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다면 배중심은 분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연구팀은 말한다.
백신은 사이토카인 폭풍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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