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기소되자' 삼성, 경영 동력 위축 우려

입력 2020-09-01 15:47   수정 2020-09-01 18:27

'이재용 기소되자' 삼성, 경영 동력 위축 우려
투자 위축·대외신인도 하락 등도 걱정거리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1일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기소되자 삼성 내부에는 경영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총수가 국정농단 재판 외에 또 하나의 재판을 받게 돼 경영에만 오롯이 전념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삼성은 검찰의 이재용 부회장 기소에 대해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까지 뒤집은 '끼워맞추기식 수사'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삼성은 검찰이 문제 삼은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시장에서 정해지는 주가를 기준으로 결정되는 것이지 임의로 이해당사자가 정하거나 합의해서 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은 이 부회장의 경영 동력이 위축되는 것을 걱정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2017년 2월 구속됐다가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이 부회장은 이후 한 달에 한 번꼴로 국내외 현장 경영을 통해 경영 보폭을 넓혀왔고 올해 5월에는 '대국민 사과'를 통해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 거듭나겠다는 미래 비전을 밝혔다.
하지만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구속영장실질심사 등으로 법정에 서야 했고, 이번 기소로 인해 법정 출두는 당분간 이어지게 됐다.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2016년 11월 이후 지금까지 열 차례 검찰에 소환되고, 세 번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았으며, 70회 이상 재판에 출석했다. 경영권 불법 승계와 관련한 재판이 시작되면 이 부회장은 다시 법정을 들락날락해야 한다.
삼성 관계자는 "최근 4년 반 동안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사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했다"며 "앞으로 장기간에 걸쳐 재판이 진행되면서 '잃어버린 10년'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이 중장기적인 비전을 세우고 대규모 투자를 하기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도 삼성 내부에서 나온다.
권오현 삼성전자 전 회장이 최근 사내 인터뷰에서 "위기 속에서 전문경영인은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기 때문에 최고층의 결단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삼성은 대외신인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 경영권 승계 의혹의 직접적 대상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망업종인 바이오산업을 이끄는 대표 기업으로 현재 4공장 증설 예정이지만 신인도 하락으로 대규모 외부 자금 조달 등에 어려움이 생길 가능성도 나온다.

삼성물산 역시 해외 공사 프로젝트에서 회사나 경영진에 대한 문제를 입찰 요건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 이 부회장 등 경영진 기소로 해외 건설 프로젝트에서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
재계에서도 이 부회장 기소가 삼성의 경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위기 극복에 전념해야 할 시기에 이 부회장과 삼성의 사법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오히려 최고조에 달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자칫 기회를 놓쳐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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