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감염 전에 스파이크 단백질 열 번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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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18 16:25  

신종 코로나 감염 전에 스파이크 단백질 열 번 변신한다

신종 코로나 감염 전에 스파이크 단백질 열 번 변신한다
ACE2 결합→더 열린 구조로 변화→중심부, 세포막 융합→감염
스파이크 구조 변화 첫 규명…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저널 '네이처'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흡사 왕관처럼 보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표면은 '스파이크 단백질'로 덮여 있다.
신종 코로나가 숙주세포에 감염하려면 스파이크 단백질로 세포 표면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해야 한다.
스파이크 단백질과 ACE2 수용체의 결합에 문제가 생기면 바이러스는 유전 물질을 숙주세포 안으로 넣지 못한다.
이들 두 단백질의 결합은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투하는 첫 단계지만, 실제로 감염될지는 여기서 결정된다.
신종 코로나 백신과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연구하는 과학자들도 대부분 이들 두 단백질의 결합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스파이크 단백질과 ACE2 수용체가 결합하는 구조적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들 두 단백질의 결합과 바이러스 감염이 이뤄지는 전 과정의 구조적 변화를 마침내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과학자들이 밝혀냈다.
이 연구소의 스티브 갬블린 박사가 이끄는 '질병 과정 구조 생물학 실험실' 연구팀은 17일(현지시간) 저널 '네이처(Nature)'에 관련 논문(링크)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스파이크 단백질과 ACE2 수용체를 혼합 배양한 뒤 저온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 결합 단계별로 수만 건의 고해상 이미지를 확보했다.
신종 코로나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ACE2와 결합할 때 최소한 열 단계의 구조적 변화를 거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스파이크 단백질에는 열린 구조와 닫힌 구조가 섞여 있었다. 하지만 ACE2는 열린 스파이크 단백질에만 달라붙었다.
일단 ACE2와 결합한 스파이크 단백질은 전보다 더 열린 구조로 변해 다른 ACE2와의 추가 결합을 유도했다.
그러다가 스파이크 단백질의 결합 사이트 3개가 모두 ACE2로 채워지면 스파이크 단백질의 중심부가 노출됐다.
스파이크의 중심부 노출은 바이러스의 세포막 융합에 도움이 될 거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논문의 공동 제1 저자인 도널드 벤턴 박사후연구원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더 많이 열리면 구조적 안정성이 떨어지지만, 세포막과 융합하는 힘은 강해진다"라면서 "이 과정을 거쳐야 바이러스의 세포 감염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결국, 열린 구조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연쇄적으로 ACE2와 결합해 더 열린 구조로 변하는 게 핵심이다.
이렇게 노출된 스파이크의 중심부가 세포막과 융합해야 비로소 감염 경로가 열리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갬블린 박사는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선 모르는 게 많지만, 이 바이러스의 생물학적 특징을 더 많이 이해하면 공략할 약점도 분명히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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