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따블라디] 벽화 속 '으르렁'…연해주의 뜨거운 백두산 호랑이 사랑

입력 2020-09-20 08:07   수정 2020-09-20 10:17

[에따블라디] 벽화 속 '으르렁'…연해주의 뜨거운 백두산 호랑이 사랑
'숲의 제왕' 상징물로 곳곳에…연방정부도 정책적 지원
올해 한-러 공동 '호랑이의 날' 계획은 코로나19로 취소

[※ 편집자 주 : '에따블라디'(Это Влади/Это Владивосток)는 러시아어로 '이것이 블라디(블라디보스토크)'라는 뜻으로, 블라디보스토크 특파원이 러시아 극동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는 연재코너 이름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최근 러시아 연해주(州)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 쪽에서 도심으로 진입하는 도로 인근 아파트 외벽에 아무르 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 대형 벽화가 등장했다.
12층짜리 아파트 외벽에 그려진 아무르 호랑이는 도심으로 들어오는 외지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 대형 벽화는 러시아 연구단체 '아무르 호랑이 센터'(이하 센터)가 매년 9월 마지막 일요일에 연해주에서 진행되는 '호랑이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2018년 처음으로 센터에 의해 기획됐으며 2년만인 지난달 완성됐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모스크바의 전문 화가팀까지 불러들였다고 센터는 강조했다.
세르게이 아라밀례프 센터 소장은 블라디보스토크 도심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아파트 외벽에 아무르 호랑이의 그림이 들어가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협조해준 주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대부분의 아파트 거주민도 벽화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올해 호랑이의 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센터는 작년 6월 블라디보스토크 도심 중심가 자매결연도시공원의 한 건물 벽면에도 아무르 호랑이의 그림을 새겼다.
당시 센터는 아무르 호랑이와 마찬가지로 멸종 위기에 처한 벵골 호랑이의 서식지가 있는 인도의 벽화 전문가들에게 작업을 의뢰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연해주에서는 벽화 이외에도 아무르 호랑이를 상징으로 한 조형물을 도심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연해주를 상징하는 표식인 문장(紋章) 중심에 표현돼 있을 정도로 이 지역 주민들은 아무르 호랑이에게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이는 러시아 연방정부 차원의 든든한 지원으로 가능했다.
연방정부 지원 덕에 2012년 연해주 29만6천㎢ 땅에 아무르 호랑이와 아무르 표범을 보호하기 위한 '표범의 땅' 국립공원이 조성됐으며 이듬해에 센터도 만들어졌다.
러시아의 아무르 호랑이와 백두산 호랑이는 한 핏줄이다.
과거 한국 연구진이 한반도에 서식했다가 멸종된 호랑이의 뼈에서 추출한 유전자와 아무르 호랑이의 유전자를 비교·분석해 이런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사실 호랑이에 대한 한국의 애정 역시 러시아에 뒤지지 않는다.
2017년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이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우리 생물 101'을 놓고 대국민 투표를 진행한 결과, 포유류에서는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동물로 호랑이를 꼽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한국과 러시아 양국에서 기획됐던 호랑이 관련 프로그램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 바 있다.
'표범의 땅' 국립공원 빅토르 바르듀크 원장은 얼마 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한국과 러시아 양국 공동으로 가을에 '호랑이의 날'을 개최하는 방안을 한국의 관련 단체와 협의했지만 코로나19로 계획을 수정하기로 했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양국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호랑이를 더 많이 알릴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아무르 호랑이는 현재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지정돼 국제적인 보호를 받고 있으며 개체 수는 560∼600마리에 불과하다. 이 중 90%가 러시아 연해주와 하바롭스크주 일대에 서식한다.



vodca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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