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왕궁 옆에서 '군주제 개혁' 분출…"이 나라는 국민의 것"

입력 2020-09-20 11:28   수정 2020-09-20 13:59

태국 왕궁 옆에서 '군주제 개혁' 분출…"이 나라는 국민의 것"
반정부 집회, 2014년 쿠데타후 최대 규모…민주주의 기념판도 설치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입헌군주제 국가인 태국에서 군주제 개혁 요구가 19일과 20일 이틀간 열린 반정부 집회에서 분출됐다.
그동안 일부 반정부 집회에서 간헐적으로 나온 군주제 개혁 요구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올 전망이다.
20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및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방콕 시내 왕궁 바로 옆 사남 루엉 광장에서 반정부 집회를 개최한 주최 측은 이날 오전 광장 바닥에 기념 동판을 심었다.
기념 동판에는 "이 나라는 국민의 것임을 국민은 이 자리에서 선포한다"는 글귀가 적혀 있다고 로이터와 AP 통신은 전했다.



기념판 설치 행사에서 반정부 활동가인 빠릿 치와락은 "봉건제 타도, 국민 만세"라는 구호도 외쳤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기념 동판은 현 마하 와치랄롱꼰(라마 10세) 국왕이 즉위한 이후인 2017년 4월 갑자기 사라진 '민주화 혁명 기념판'을 닮은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민주화 혁명 기념판은 1932년 태국이 절대왕정을 종식하고 입헌군주제를 도입한 계기가 된 무혈 혁명을 기념해 1936년 왕궁 인근 광장 바닥에 설치된 역사적 기념물이다.
그러나 어떠한 설명도 없이 어느 날 사라졌으며, 그 자리에는 국왕에 대한 충성 메시지를 담은 금속판이 대신 자리하고 있다.
집회 주최측은 광장 및 인근 탐마삿 대학 캠퍼스에서 밤을 새운 참석자들과 함께 동판 설치 이후 요구 사항을 전달하겠다며 왕실 자문기관인 추밀원으로 행진을 시도하기도 했다.



주최측은 애초 이날 총리실로 행진해 '의회 해산 및 새 총선 실시·군부 제정 헌법 개정·반정부 인사 탄압 중지' 등의 요구 사항을 전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전날 집회에서도 군주제 개혁 요구가 터져 나왔다.
인권 변호사이자 반정부 활동가인 아논 남빠는 "군주제가 헌법 아래에 있지 않다면, 우리는 결코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룰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논이 왕실 예산을 삭감하고, 국왕 권한에 대한 통제가 가능한 방향으로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외치자, 집회 참석자들은 "더, 더"라고 외치며 호응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지난달 10일 반정부 집회에서 '왕실 개혁 10개항'을 공론화해 파문을 일으켰던 '탐마삿과 시위 연합전선' 대표 빠누사야 시니찌라와타나꾼은 "국민은 인간이지, 왕의 발 아래 먼지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한편 전날 사남 루엉 광장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에 주최측은 10만명가량이 참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2만명 정도로 추산했다.
경찰측 추산을 고려하더라도 반정부 집회는 2014년 쁘라윳 짠오차 현 총리가 주도한 쿠데타 이후 최대 규모다.
경찰은 집회장 주변에 경찰 1만명가량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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