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전격 취임…시민 수천명 항의 시위(종합2보)

입력 2020-09-24 03:50   수정 2020-09-24 11:45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전격 취임…시민 수천명 항의 시위(종합2보)
비밀리에 6기 취임식 거행…"정권 교체혁명 실패, 스스로 문제해결할 것"
시민들 "물러가라" 외치며 가두행진…경찰, 물대포·최루탄으로 진압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국가 벨라루스에서 대선 부정 논란으로 정국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공식 개표 결과 압도적 승리를 거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취임했다.
수도 민스크 시내에선 루카셴코 취임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경찰은 물대포 등을 동원해 시위대 해산에 나섰다.




◇ 사전 공고 없이 비밀리에 취임식
벨라루스 국영 벨타 통신과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의 6기 취임식이 이날 정오부터 수도 민스크 시내 대통령 관저인 '독립궁전'에서 열렸다.
루카셴코는 오른손을 헌법 법전에 얹고 벨라루스어로 취임 선서를 했으며, 이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리디야 예르모쉬나가 그에게 대통령 신분증을 전달했다.
취임식에는 상·하원 의원, 고위공직자, 사회 각계 대표 등 수백명이 참석했으며, 취임식장 주변에는 군인들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루카셴코는 취임 연설에서 야권의 대선 불복 시위와 관련, 벨라루스에선 '색깔혁명'(정권 교체 혁명)이 성공하지 못했다면서 "최근 사건들은 벨라루스인 대다수가 평화와 안정을 원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어떤 외부의 참여 없이 스스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에서 루카셴코와 경쟁했던 여성 야권 후보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성명을 통해 "내가 국민에 의해 선출된 유일한 지도자이며 이 취임식은 광대극이다"라고 주장했다.
다수 매체들은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의 취임식이 사전 공고없이 '비밀리에' 열렸다고 전했다.
대통령 대변인은 이날 아침까지도 취임식 일정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현지에선 취임식이 오는 29일께 열릴 것으로 예상했다.
취임식 일정이 미리 공개될 경우 대선 불복 시위를 벌이는 야권의 개입으로 행사가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해 전격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 민스크서 수천명 취임 반대 시위
취임식 뒤 민스크 시내에선 대학생들이 중심이 된 항의 시위가 시작됐다.
뒤이어 저녁에는 수천 명의 시민이 거리로 몰려나와 시내 곳곳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시내 승리자 대로를 따라 '민스크-영웅도시' 기념 석탑이 있는 승리 공원 쪽으로 가두행진을 하며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시내 다른 구역에서도 산발적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물감을 섞은 물대포 등을 발사하며 강경 진압에 나섰다.
시위 참가자 가운데 최소 2명의 여성이 물대포에 부상해 치료를 받았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은 전했다.
보안요원들은 곤봉으로 때리고 발로 차는 등의 폭력을 행사하며 시위 참가자들을 체포했다.
목격자들은 최소 50명 이상이 체포돼 연행됐다고 전했다.
벨라루스에선 지난달 9일 대선에서 26년째 장기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한 것으로 나타나자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저항 시위가 한 달 이상 계속되고 있다.
공식 개표에서 10%를 득표한 야권 후보 티하놉스카야는 실제론 자신이 선거에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이웃 국가 리투아니아로 몸을 피해 야권의 저항 운동을 이끌고 있다.
야권은 루카셴코가 자진 사퇴하고 재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서방도 야권을 지지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퇴진·재선거 불가 입장을 밝힌 루카셴코에 대한 지지를 거두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이달 중순 러시아를 방문한 루카셴코 대통령과 회담하고 벨라루스에 대한 군사·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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