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家 형제자매들, 3대 1 경영권 분쟁으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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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27 06:25  

한국타이어家 형제자매들, 3대 1 경영권 분쟁으로 가나

한국타이어家 형제자매들, 3대 1 경영권 분쟁으로 가나
장남 조현식 내달 5일 이전 제출할 법원 의견서 '주목'
차녀 조희원은 침묵…언니 조희경 거들 경우 분쟁 본격화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한국타이어가(家)의 경영권 분쟁 구도가 조만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000240](옛 한국타이어그룹)에 대한 성년후견신청으로 시작된 남매간 분쟁이 나머지 형제들의 의견 표명으로 전환점을 맞을 전망이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장남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은 조만간 법원에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신청과 관련한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조 부회장 측 법률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원 관계자는 "법원이 제시한 의견서 제출 기한이 10월 5일인 만큼 그전까지 어떤 방식으로든 의견을 내려고 한다"며 "다만 (청구인과 같은 자격을 갖는) 참가인으로 참여할지, 관계인으로 의견을 낼지는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앞서 지난달 25일 입장문을 내고 "(아버지) 성년 후견 심판 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이후로는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의견서 제출로 조 부회장의 입장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나며 형제간 대결 구도도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가의 갈등은 지난 6월 막내 조현범 사장이 시간외 대량매매로 아버지 조 회장의 몫 23.59%를 모두 인수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을 42.90%로 늘리며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전까지는 그룹 부회장을 맡은 장남(19.32%)과 그룹 COO(최고운영책임자·사장)와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 사장을 맡은 막내(19.31%)의 지분이 거의 같아 형제경영 구조가 유지돼 왔다.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3%), 차녀 조희원씨(10.82%) 지분을 포함해 총수 일가의 지분은 73.92%다.
사실상 별다른 갈등 없이 승계 구도가 조현범 사장으로 정해진 것으로 보였으나 한 달 뒤인 지난 7월 조 이사장이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며 갈등이 본격화했다.
다만 조 회장의 자녀들 간에도 이번 건을 대하는 입장이 엇갈려 실제로 조 사장 대 나머지 형제간 대결 구도가 형성될지는 미지수다.
조 이사장 측은 "평소 주식을 공익재단 등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던 아버지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졌기 때문"이라며 "재산이나 경영권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아니다"라고 경영권 분쟁 구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조 이사장 측은 "대기업의 승계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회사와 사회의 이익을 위해 이뤄져야 할 것이며 기업 총수의 노령과 판단능력 부족을 이용해 밀실에서 몰래 이뤄지는 관행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반해 조 부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조 사장이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천5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형인 조 부회장이 최근 현대차그룹과 국내 최대 규모의 드라이빙센터 건립에 협력하기로 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형제간 세력 갈등과 견제가 계속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조현식 부회장이 그동안 사이가 소원했던 현대·기아차와의 관계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성과를 내자 다급해진 조 사장이 보석으로 풀려나 형이 방심한 틈을 타 아버지의 지분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조 이사장도 대리인을 통해 "조현범 사장이 구속되고 경영능력과 윤리성 등에서 문제가 제기되며 궁지에 몰리자 판단이 흐려진 아버지를 부추긴 것 같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침묵해 온 차녀 조희원씨도 어떤 의견을 제출할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조희원씨가 최근 조 회장과 조 사장에게 본인 명의의 계좌에 있던 자금을 임의로 사용했다며 출금 내역을 설명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를 두고 조희원씨도 분쟁에 가세했다는 해석도 나왔으나 아직은 별다른 공식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조 이사장도 언론 보도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처음 접했으며, 조희원씨와는 별도로 연락을 취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 사장 대 나머지 형제간 대결 구도 보다는 각자 시각에 따라 각개전투를 벌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조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이 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법원에 제출하는 의견서의 내용과 참여 방식이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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