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플러스] '페니실린 발견' 플레밍 곰팡이 게놈 염기서열 분석 완료

입력 2020-10-03 08:00  

[사이테크 플러스] '페니실린 발견' 플레밍 곰팡이 게놈 염기서열 분석 완료
영국 연구팀 "플레밍 곰팡이 재배양해 분석…항생제 내성 해법 찾는데 도움될 것"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영국의 알렉산더 플레밍이 1928년 역사상 최초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발견한 푸른곰팡이의 유전체 염기서열이 처음으로 완전히 해독됐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과 농업생명과학센터(CABI),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서 50년 이상 냉동 보관돼온 플레밍의 곰팡이를 재배양해 DNA를 추출하고 염기서열을 분석한 뒤 이를 미국에서 항생제 생산에 사용된 곰팡이들의 염기서열과 비교했다고 밝혔다.
플레밍은 1928년 9월 현재 ICL의 일부가 된 세인트메리병원 의대에서 일하던 중 페트리 접시에서 우연히 자라고 있던 페니실륨 속(屬) 푸른곰팡이에서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발견한 것으로 유명하다.

연구를 이끈 ICL의 티머시 배러칼라우 교수는 "원래는 플레밍의 곰팡이를 다른 실험에 사용하려고 연구를 시작했지만 놀랍게도 역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플레밍의 곰팡이 게놈을 지금까지 아무도 분석하지 않았음을 알게 됐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플레밍의 곰팡이는 페니실린이 최초로 발견된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후 페니실린을 더 많이 생산하는 곰팡이를 찾는 작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됐으며 그 결과 페니실린의 산업적 생산은 미국에서 캔털루프 과일에서 발견된 곰팡이를 통해 이뤄졌다.
연구팀은 플레밍 곰팡이의 게놈 염기서열을 미국에서 페니실린을 산업적으로 생산하는 데 이용했던 곰팡이 2종과 비교했다. 특히 곰팡이가 페니실린을 생산하는데 사용하는 효소의 정보가 담긴 유전자와 이 효소들을 조절하는 유전자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플레밍의 곰팡이와 미국 곰팡이들은 효소 조절 유전자의 염기 서열은 똑같았지만, 미국 곰팡이들의 경우 이 유전자 복사본을 더 많이 가지고 있어 페니실린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페니실린을 생산하는 효소 정보가 담긴 유전자는 서로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는 영국과 미국의 야생환경에서 살던 페니실륨 곰팡이가 각각 다른 버전의 페니실린 생산 효소를 만들도록 진화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페니실륨 같은 곰팡이는 미생물과 싸우기 위해 항생제를 만드는데, 미국과 영국의 곰팡이들이 각각 주변의 다른 미생물들에 적응하며 싸우기 위해 다르게 진화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곰팡이와 미생물이 항생제와 새로운 공격법으로 경쟁하며 진화한다는 점에서 이 연구 결과가 항생제 내성에 대한 해법을 찾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논문 제1 저자인 아유시 파탁은 "항생제의 산업적 생산에서는 생산량에 집중해 최적의 페니실린 구조를 찾는 문제를 놓쳤을 가능성이 있다"며 "항생제 내성에 대한 자연의 반응으로부터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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